청소년은 처음이라 - 10대들의 성장 에세이툰
수원시청소년재단 권선청소년수련관 지음 / 메이킹북스 / 2021년 12월
평점 :
품절




평소 같았으면 읽지 않았을 책이다. 큰 아들이 벌써 초등학교 5학년. 결혼하기 전에는 좋은 아빠가 되리라고 그렇게 다짐했건만. 어느새 여러 잔소리를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할 때는 이미 늦곤 한다. 다 잠든 아들 둘을 보면서 미안해 하지만 다음날 또 반복이다.



이 책은 사실 '10대들의 성장에세이툰'이라는 문구에 끌렸다. 10대의 두 아들을 키우는 아빠 입장에서 아이들의 생각을 조금이라도 알고 싶었다. 이 책은 수원 청소년 수련관에서 팬데믹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비대면으로 아이들의 힘을 모아 완성한 것이다.


책은 학교, 친구, 학업, 고민, 기억, 도전에 관한 6가지 주제별로 26명의 아이들의 생각을 그림과 글로 담았다. 책이라기 보다는 말 그대로 친구들의 생각을 들어보고 같은 또래의 아이들이 여백에 자신의 생각을 옮겨 적을 수 있게 구성되었다. 어른인 나에게는 참 생소한 방식이지만 평소 아들들이 노는 모습을 떠올려보면 참 바람직한 방법인 것 같다.



첫 페이지부터 참 의아하다. 난해한 그림들, 빈 구석이 많고 허술해 보이는 콘티. 다분히 어른의 시각으로 보면 그렇다. 그런데 아이들은 금방 금방 이해할 수 있을만한 그림들이 연이어 나온다. 선문답하는 것처럼 아주 쉬운 그림인데도 한참을 들여다보게 된다. '요즘 아이들은 이런 생각들을 하는구나'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중간에 '단소연습'이라는 글이 나오는데, 초등학교 2학년 때 구구단을 잘 못 외워서 실로폰으로 머리와 손가락을 맞았던 기억이 절로 난다. 요즘은 이런 것은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체벌의 수준이지만 내가 다니던 당시에는 너무나 흔했기에... 집에가고 싶어서 정말 열심히 구구단을 외웠던 기억이 아직도 새록새록하다.



아이들이 표현한 학교생활은 일반적인 부분에서 공감가는 부분이 많지만 현 시대를 반영하듯 생소한 부분도 많다. 친구를 사귀고 친구 사이에 다툼이 일어나는 것은 평범한 인간사를 다루는 부분이라 우리 때와 별반 다를게 없다. 다만 매개체가 되는 물건들이 많이 달라졌다고나 할까?



학교에서의 공부는 언제나 등에 진 무거운 바윗돌이다. 학교 다닐 때는 다들 공부가 가장 힘들다고 생각한다. 어른이 되면 공부가 얼마나 하고 싶은지 아직은 모를거다. 공부를 통해 배워가고, 친구를 사귀는 방법을 배우고, 꿈을 꾸고 실패하고 이루는 과정들을 배워가는 아이들의 이야기들이 정말 생생하다.


이 책은 다른 책들과는 다르다. 아이들이 상상하지도 못했던 팬데믹 상황에서 학교를 다니고 배우고 친구들과 다르게 노는 방식을 배우면서 만든 책이다. 그리고 이들에게 자신의 이름이 적힌 책을 낸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을 거라 생각한다.



부모들이 먼저 읽어야 할 책이다. 물론 부모들이 아이들의 마음을 다 이해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솔직히 나는 절반 정도 밖에 공감을 하지 못한 듯 하다. 아니 솔직히 절반도 채 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책은 이제 내 손을 떠난다. 초등학교 5학년인 아들에게 주고 마음놓고 본인의 생각을 적어보도록 할 생각이다. 초등 자녀를 둔 부모라면 일독을 권한다. 특히 나처럼 아들이 2명인 부모는 특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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