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디 조커 1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45
다카무라 가오루 지음, 이규원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일본의 여성작가 다카무라 가오루고다 형사 시리즈세 번째 이야기 <레이디 조커>1997년 발표되어 일본에서는 영화와 드라마로도 제작될 만큼 인기를 끈 작품이라고 한다. 작가의 작품도 처음이지만 고다라는 형사도 처음 만나 보게 되어 더 설레며 책을 접하게 되었다. 하지만 고다 형사와의 만남은 1권 이야기의 중반부에서부터였고 그 만남도 잠시여서 이야기의 핵심에서 벗어나 있는 것 같아서 고다 형사의 활약이 그려질 2권과 3권을 빨리 읽고 싶다는 생각하게 된다. 그런데 2권과 3권에서는 고다 형사가 활약을 하게는 될까? 1권의 내용을 보면 본청에서 한직으로 밀려난 형사가 바로 고다이니 어찌 될지 모르겠다. 하지만 주인공이니 멋진 활약을 기대해 본다. 하긴 1권 말미에 고다 형사가 범인의 윤곽을 잡은 듯하니 2권과 3권에서는 멋진 고다 형사를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책을 펼치면서 책 제목 레이디 조커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무척이나 궁금했다. 고다 형사의 별명일까? 아니면 이름 모를 조직의 이름일까? 등 많은 상상을 하며 레이디 조커와의 만남을 그려보았다. 그리고 그 만남은 그리 특별하지 않은 이들이 경마장에서 불쌍한 한 소녀를 레이디라고 부르는 것으로 이루어졌다. 혹시 저 소녀가 중요한 역할을 하나 하지만 소녀는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심각한 장애를 가지고 있다. 그러니 추리 소설의 제목이 되기에는 무언가 모자라 보였다. 결국 만나게 된 레이디 조커의 의미는 그리 특별하지 않은 이들이 모여 공모한 사건의 작전명이었다. 이야기 속에서 모노이라는 노인이 조커의 의미를 알려준다. 세상의 모든 아이들은 부모들에게 하늘이 점지해 준 조커라고.

 

1권의 이야기는 1947 하노데 맥주에서 강제 퇴사된 이의 편지에서 시작된다. 강제 퇴사된 이들이 피차별부락의 사람들이라는 부당한 차별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사건의 원인이 발생하는 1994으로 이어진다. 이 책의 시작은 지루하게 느껴질 만큼 배경이나 인물에 대해 디테일하게 묘사되고 있다. 하지만 이야기를 읽으면 읽을수록 작가의 디테일한 표현이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고 고맙게 느껴진다. 알지 못했던 기업, 경찰, 그리고 언론사에 관해서 자세하게 알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다.

 

배경은 일본이지만 작가가 디테일하게 보여주는 기업의 실체는 우리나라 기업의 실체와 별반 다르지 않을 듯하다. 한 기업이 오래전에 벌인 악행이 다시 한번 한 가정을 비극으로 내몰고 그 과정을 지켜본 사위와 손자를 잃은 노인의 가슴속에서 오래전 사그라졌던 분노의 불길이 되살아나면서 이야기는 1995년 봄으로, 사건의 발생으로 이어진다.

 

1권의 대부분은 대기업 총수 납치라는 사건을 일으키는 공모자들의 이야기가 주가 되어 펼쳐진다. 그리고 흥미로운 사실은 레이디 조커라는 작전의 중심에 나이 일흔에 가까운 노인이 있다는 점이다. 약국을 경영하는 노인, 현직 경찰 그리고 신용금고 직원 거기에 트럭운전사 등의 왠지 모르게 부조화스러운 조합으로 구성된 경마 친구들의 통 큰 일탈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벌써부터 결말이 궁금하다. 이들이 살아온 과거 그리고 살고 있는 현실을 본다면 이들이 펼칠 대기업에 대한 복수극이 꼭 성공했으면 좋겠다. 하지만 고다형사 가 주인공이니 결말이 그리 좋을 것 같지는 않다. 고다 형사의 집념이 이길지 과거에는 전쟁에 의해, 현재는 대기업에 의해 가족과의 비극적인 이별을 한 노인 모노이의 분노가 이길지 다음 이야기가 정말 기대되는 작품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