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보이 호가스 셰익스피어 시리즈
트레이시 슈발리에 지음, 박현주 옮김 / 현대문학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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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에 등장하는 등장인물들 중에서 가장 싫어하는 인물이 오셀로의 '이아고'이다. 그의 교활한 속임수로 인해 서로를 의심하고 서로를 미워하며 세상과 이별을 하고 마는 오셀로와 데스데모나가 너무나 안타까웠던 까닭일 것이다. 그런데 오셀로를 읽으면서 느꼈던 분노에 가까웠던 감정을 초등학교를 배경으로 한 초등 버전의 오셀로 <뉴 보이>에서 정말 오랜만에 다시 느껴본다. 1999년 <진주 귀고리 소녀>로 세계적인 작가로 자리 잡은 작가 트레이시 슈발리에가 셰익스피어의 비극<오셀로>를 초등학교의 교정으로 옮겨 놓은 흥미로운 작품이다. 초등학생 오셀로 오세이는 어른 오셀로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오셀로라는 과거 거장의 작품을 현대의 유명 작가가 다시 쓴 작품이라는 점에서 흥미롭게 이 책을 접했지만 초등학생들이 주인공이라는 점이 솔직히 걱정스러웠다. <오셀로>에서 보여주는 사랑, 질투, 배신, 음모 등의 감정들이 십 대의 어린아이들에게 어울릴까 하는 우려와 <오셀로>의 결말을 어떻게 표현해 낼지 궁금했다. 작품의 주인공들을 어린아이들로 변화시켰으니 작품의 결말도 변화를 줄 것인지 아니면 어린 주인공들의 운명을 비극으로 만들 것인지 정말 흥미진진하게 마치 스릴러물의 결말을 접하듯 작품의 결말을 찾아 나섰다. 세계적인 작가가 선택한 결말은 어떤 것일까?


작가 트레이시 슈발리에는 원작 <오셀로>의 충실하면서 어린아이들의 세계로 셰익스피어의 <오셀로>가 보여준 사랑과 질투, 음모 등 어른들이 가진 추악한 세상을 끌어들였다. 하지만 그 추악한 모습은 어린아이들과 만나면서 그리 과하게 추하지 않다. 아이들의 질투는 귀엽기만 하고 어린 이아고 이언의 음모는 아슬아슬하지만 위험하지는 않다. 하지만 작은 거짓말 하나가 행복했던 어린 연인들의 뜨거웠던 사랑을 차갑게 만들어버린다. 어린 연인들의 사랑을 처음 시작하게 해주는 매개체와 작은 거짓말의 단초가 되는 것이 아이들이 좋아하는 과일이라는 점도 무척 흥미로웠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이야기의 흐름을 달콤하게 해 주는 과일은 무엇일까?


흑인 소년 오세이를 통해서 작가는 작품의 배경이 된 1970년대 미국의 인권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현재까지 이어지는 소수자의 아픔을 간접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오셀로>가 가진 향기를 최대한 살리면서 작가 트레이시 슈발리에 자신이 가진 향기를 함께 피워낸 작품인 것 같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담백하고 심플한 향기가 작품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내는 것 같다. 소년 이아고는 달콤한 과일 향을 어떤 방법으로 지워버리는 것일까? 어린 주인공들의 사랑은 어떤 이야기를 남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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