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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 묻고 철학이 답하다 - 문득 당연한 것이 궁금해질 때 철학에 말 걸어보는 연습 ㅣ 묻고 답하다 2
박연숙 지음 / 지상의책(갈매나무) / 2018년 2월
평점 :
절판
P.62. 사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는 '나와 그것'의 관계가 흔하고 '나와 너'의 관계는 드뭅니다.(중략) '나와 너'의 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나'가 아닌 '너'입니다. '너'없이 '나'는 존재할 수 없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풍부한 상상력과 감수성으로 만들어지는 문학 작품과 날카로운 분석과 냉철한 판단의 기초가 되는 철학의 만남은 어떤 모습일까? 제목부터 흥미로운 <소설이 묻고 철학이 답하다>를 지상의 책을 통해서 만나본다. 소설에서 느낄 수 있는 감성을 철학이 가진 이성으로 바라보면 어떤 답을 내놓을까? 우리들의 삶을 소재로 우리들의 과거와 미래를 그려내는 소설 속 주인공들이 보여주는 모습에서 찾은 철학적 메시지는 무엇일까? 요즘 아이들에게 '생각하기'란 무척이나 낯설고 어려운 일인 듯하다. 그래서 어른들이 생각해낸 방법이란 게 '논술'인듯하다. 자신들의 생각을 정리해서 글로 표현하는 논술은 좋은 방법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아이들에게는 가야 하는 학원이 하나 더 늘어났을 뿐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은 더 줄어든것 같다. 아이들에게 생각할 수 있는, 상상할 수 있는 시간을 주어야 할 것 같다. 그래서 이 책이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고등학교 철학 교과서를 집필하는 등 아이들에게 필요한 책들을 다수 지은 저자가 이 책을 통해서 말하고 싶은 것은 아마도 아이들에게 철학의 기초가 되는 '생각하기'를 선물하자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통해서 만나 볼 수 있는 '철학'은 다른 책들에게 느껴지는 어려움이나 거부감이 아니라 친근하고 다정한 모습이다. 책 속 등장인물들을 통해서 만나는 철학이 우리들이 한 번쯤은 생각해 보았을 주제를 다루고 있어서 인듯하다. 또 철학에 관해 조금 더 깊이 있는 내용을 담고있는 '철학 talk talk' 코너가 있어서 더욱 쉽게 읽을 수 있고 철학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는 힘을 주고 있는 것 같다. 철학이 주는 지루함과 난해함은 찾아볼 수 없는 정말 매력적인 책이다.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열다섯 편의 소설이 고전과 현대 소설까지 폭넓은 시대와 다양한 장르의 이야기들이어서 더욱 매력적이다. 소설의 감성과 철학의 이성이 만나 만들어낸 하모니는 생각보다 더 큰 에너지를 보여주고 있다. '생각하기'의 에너지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생각하는 힘을 키울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새로운 학기를 맞이한 아이들에게 선물해주는 즐거움을 만나보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