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섬으로 가다 - 열두 달 남이섬 나무 여행기
김선미 지음 / 나미북스(여성신문사) / 2018년 1월
평점 :
품절


사는 곳이 관악산 자락이어서 평소에 나무나 새에 관심이 많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여러 도서들을 접하고 책을 들고 책 속의 나무나 새를 찾아서 산을 오르곤 한다. 이번에 만나게 된 <나무, 섬으로 가다>는 저자가 북한강에 위치한 남이섬에 한 달에 한 번 며칠씩 머무르면서 일 년 동안의 남이섬의 변화를 아름다운 사진과 정겨운 글로 담아낸 감수성 넘치는 에세이이다. 관악산의 나무들과는 많은 차이가 나겠지만 그래도 <나무, 섬으로 가다>와 함께 산에 올라 책 속의 나무들을 만나보고 싶다. 책 속에서 본 나무나 새를 만나는 즐거움을 다시 한번 맛보고 싶다.

남이섬에 가본 지 20여 년이 흘러 그때 어떤 감정을 느꼈었는지 남이섬이 어땠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하지만 저자의 섬세하고 부드러운 시선으로 담아내고 있는 이 책을 통해서 남이섬을 새롭게 느끼게 되었고 다시 한번 남이섬의 숲을 찾고 싶어진다. 남이섬에는 220여 종 약 2만 5천여 그루의 나무가 숲을 이루고 그 숲속에서 다양한 생명들이 각기 다른 생을 이어가고 있을 터이니 우리의 마음이 그곳으로 향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점점 줄어드는 숲을 생각하고 훼손되는 자연을 안타까워하는 마음이 인간의 본연의 마음이 아닐까 여겨진다. 그런 안타까운 마음으로 접하는 책 속의 사진들은 모두가 소중하기만 하다. 이런 소중한 자연을 다음 세대에 고스란히 전해주어야 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의무이다. 그리고 이 책의 저자는 그런 의무를 다시 한번 되새겨보라 이 책에 남이섬의 아름다운 자연을 담아낸 것일 것이다.

책은 '강물이 울어야 봄이 온다'는 소제목을 단 2월을 시작으로 하여 '생명을 빚지다'라는 소제목의 1월에서 끝을 맺는다. 남이섬의 열두 달 이야기도 흥미롭고 재미나지만 각장의 소제목이 주는 시적 감흥은 이 책을 더욱더 빛나게 하고 있다. '꽃이 져야 미래가 여문다' '강물은 뜨겁고 초록은 바쁘다' 등의 소제목만 따로 읽어보는 느낌은 이 책이 담은 매력과는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게 한다. 많은 나무들을 소개하면서 들려주는 저자의 이야기는 바쁘게만 사는 현대인들에게 숲속에서 찾을 수 있는 힐링을 찾게 해주는 듯하다. 개인적으로는 많은 나무들을 간단하게 소개해주고 있는 '나무 찾아보기'도 좋았다. 책을 만나는 동안 시원한 바람을 마주하며 숲속을 걷는듯한 상쾌함을 주는 산듯한 느낌이 좋은 책이었다. 우리가 지켜야할 자연을 남이섬의 숲을 통해 다시 한번 볼 수 있어서 좋았고, 남이섬에 관한 많은 것들을 새롭게 알게 되어서 좋았다. 남이섬의 숲을 꼭 한번 다시 찾아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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