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누군지도 모른 채 마흔이 되었다 - 인생의 중간항로에서 만나는 융 심리학
제임스 홀리스 지음, 김현철 옮김 / 더퀘스트 / 2018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P.203. 진정한 치유는 자기 자신이 되는 것이다.

마흔이라는 나이의 인간의 위치는 어디쯤 이르러 있을까? 가정에서도 직장에서도 변화의 시기의 중심에 서 있을 것이다. 결혼이라는 제도 속에 있다면 가장으로서의 자리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고 있을 것이고 독신으로 살고 있다면 혼자라는 외로움과 고독을 떨쳐버리려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또 사회적으로는 자신의 위치를 지키려 노력하고 있을 것이다. 이런 모든 생각들의 중심에는 라는 자아가 자리 잡고 있어야 하는데 자존감의 부족으로 그렇지 못한 경우가 더 많고 그래서 마흔 때쯤의 중년들은 언제나 고독하고 힘겨운 삶을 대표하는 이들이 되어 가고 있는 것 같다. 왜 중년의 삶이 외롭고 힘겨운지 그리고 그런 중년의 삶을 탈피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에 대해 칼 구스타프 융의 심리학을 바탕으로 깊은 성찰을 보여주고 있는 흥미롭고 재미난 책이 있어 만나본다.

 

융 학파 정신분석가로 활동하면서 융 심리학 대중서를 15권이나 집필한 제임스 홀리스의 첫 번째 작품인 <내가 누군지도 모른 채 마흔이 되었다>는 중년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는 방법을 제시해주고 있다. 저자가 제시하는 방법의 근간을 이루는 융의 심리학은 심리학자들도 어렵고 까다롭게 여기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을 완독하기가 그리 녹녹하지만은 않을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다양한 사례를 통해서 자세하게 설명해 주는 저자의 친절함이 정말 신기하게도 책을 쉽게 읽을 수 있게 하고 있다. 물론 저자의 의도를 잘못 해석하며 읽었는지도 모르겠지만 철학을 다룬 다른 책들에 비해 가독성이 좋은 작품이다. 아마도 철학을 이야기하면서도 중간중간 이해를 돕기 위한 를 만나볼 수 있게 한 저자의 배려가 있어서 인듯하다.

 

P.183. 자신의 그림자와 대면하는 일은 고통스러울지도 모르지만 우리를 스스로의 인간적 면모와 다시 연결시켜준다. 그림자에는 삶의 원초적 에너지가 들어 있으며, 이를 제대로 다루기만 하면 자신을 변화시켜 새롭게 태어날 수 있다.

 

마흔 때쯤에 겪게 되는 중년의 위기를 저자는 중간 항로라는 재미나고 독특한 표현으로 말하고 있다. 그리고 중간 항로까지 오게 되는 인간의 삶을 반추하고 중간 항로를 통해 나아가야 할 길을 자신 속에 자리하고 있는 그림자와의 만남을 통해 정면 돌파하라 말하고 있는 듯하다. 다양한 사례들을 들어서 우리들의 이해를 돕는 친절한 책 속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문학 작품들을 통해서 우리 중년들이 나가야 할 길을 보여주고 있는 부분이었다. 한 번쯤은 접해보았을 문학 작품들 속에 등장하는 중년의 인물들을 정신 분석학적으로 분석해서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문학적인 해석과는 다른 색다른 해석이 너무나 흥미로워서 저자가 언급한 문학 작품들을 다시 한번 읽어보고 싶게 만드는 매력적인 책이다. 많은 것들에서 흔들리는 나이 마흔 때쯤의 인류를 깊이 있게 성찰하여 방황하는 현재를 정리하고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미래를 맞이할 수 있는 에너지를 주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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