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 - 감정 오작동 사회에서 나를 지키는 실천 인문학
오찬호 지음 / 블랙피쉬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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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13. 부끄러움을 제대로 느끼는 사람은 성장한다.


P.37. 딱 한 걸음만 떨어져서 보면 말도 안 되는 생각과 행동을 타인을 향해 할 수 있는 용기, 이것이 혐오다. 그럴 만한 이유를 상대를 가려서 주장하는 사람, 혹시 당신 아닌가?


다수의 텔레비전 프로에 출연하면서 '불평불만 투덜이 사회학자'라는 타이틀을 얻은 사회학 박사 오찬호<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블랙피쉬를 통해서 만나본다. 책의 제목에서부터 색다른 이야기를 감지할 수 있는 흥미로운 책이다. 직장을 다니면서 또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우리는 많은 '관계'를 맺고 살아가고 있다. 그런 관계 속에서 상처를 주고 또 상처를 받는다. 그때 우리가 스스로 긍정적으로 생각하자며 되뇌는 말이 아마도 '괜찮다' 일 것이다. 무엇이 괜찮은지 생각하기보다는 받은 상처를 또는 남에게 준 상처를 외면하기 위해서 애써 괜찮다며 스스로를 속이고는 한다. 저자의 말처럼 전혀 괜찮지 않다. 하지만 우리는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하면서 교육을 통해 배운 잘못된 자존감을 바탕으로 남의 잘못을 또는 나의 잘못을 눈 감으며 지금의 자리를 지키려 애쓴다. 무조건 괜찮아야 하는 잘못 인식된 '긍정'을 바로잡으려는 저자의 생각이 오롯이 담긴 정말 '괜찮은' 책이다.

 온라인 서점에서 책과 함께 만나볼수있는 의미있는 사은품들..

 <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는 세 파트로 꾸며져있다. 첫 번째 파트에서는 우리 사회가 가진 많은 '부끄러움'들을 보여주고 있다. 많은 부끄러움들 속에 담긴 많은 사례를 읽으면서 사건을 접했을 때의 감정을 새롭게 느낄 수 있었다. 이것만으로도 이 책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을 다시 한번 일깨워 오늘을 사는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자세를 다시금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는 것이다. 두 번째 파트에서는 우리가 살면서 버려야 할 '부끄러움'에 대해 이야기한다. 어려서부터 잘못 인식하고 있는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될 것들을 부끄러워하는 강박을 보여주고 있다. 세 번째 파트에서는 앞에서 이야기한 많은 부끄러운 우리 사회의 어둠을 극복할 방법들을 제시하며 인간다움의 조건인 부끄러움을 찾고 지키는 것에 대한 성찰을 보여준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결 결과를 받아들이는 우리 사회와 선진 사회와의 차이를 언급한 부분이었다. 우리는 다수 없어질 직업들을 피하고 '소수'의 영역에 들어가기 위해 아이들의 코딩 교육에 열광한 반면 선진 사회에서는 소수가 아닌 없어질 다수를 생각해서 '기본 소득'에 관심이 커졌다고 한다. 저자가 말했듯이 '우리 사회는 성장하지 않았다'(P.215)


저자는 공공의 역할을 이야기하면서 우리들 '개인'이 공공 사회의 일원으로서 변화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비판과 비난의 차이를 보여주면서 우리가 만들어 가야 할 사회를 함께 만들어 가자고 하고 있다. '사는 대로 생각하며 살고 있는' '꼰대'가 되지 말자고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얼마나 부끄러운지 보여주며 부끄러워하자고 말하고 있다. 부끄러움을 아는 것만으로도 우리 사회는 변할 수 있을 것이다. 아닌 건 아니라 말할 수 있는 바른 세상을 우리 아이들에게 전해주고 싶다는 희망을 품게 하는 책이다. 사람 살기에 너무나 좋다는 덴마크가 그런 복지를 이루는데 한 세대, 30년 정도 걸렸다고 한다. 아마 우리는 조금 더 걸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와 같은 책들이 상식이 통하는 사회로 가는 시간을 단축시켜 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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