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착한 여자 1~2 세트 - 전2권
공지영 지음 / 해냄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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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를 통해서 새로운 여성문학, 여성주의의 문을 열었다는 평을 받는 작가 공지영의 다섯 번째 장편소설 <착한 여자>해냄에서 새로 출간했다. 1997년 발표이래 2002, 2011년에 이어 2018년에 다시 출간된 것이다. 20여 년 전 출간된 작품 속 이야기들은 그보다 더 오래전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래서 어쩌면 요즘 20대 여성들이 읽는다면 이해가 되지 않는 점들이 많이 있을 것 같다. 지금 오늘을 당당하게 살아가고 있는 여성들에게는 정말 진부한 이야기가 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여기에 등장하는 주인공 정인의 어머니는 80년대까지도 흔하게 볼 수 있었던 어머니의 모습이다. 그런 고통받는 여성들의 모습들을 이야기 속에 담아낸 많은 작가들의 의식 있는 노력들이 우리 사회의 변화를 가져오는데 일조한 것은 확실한 것 같다. 20여 년 전 쓰인 작품이기에 지금과는 다른 재미난 배경들도 보인다. 예를 들면 요즘은 방송에서 뿌연 자막 처리가 되는 담배가 시도 때도 없이 등장한다. 특히 버스 안에서도 담배를 피운다. 쓰인지 오래되어 조금은 시대적, 사회적 배경이 동떨어지게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그 속에서 또 다른 매력을 찾아볼 수 있는 흥미로운 작품이다.

[1권] P.182. 타인의 시선이 결국 자신의 시선이었다는 것을 깨닫는 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2권] P. 52. 이 착한 여자는 남의 감정에만 관심이 있는 것이다.


[2권] P. 58. 관계라는 것은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것이다. 다만 사람들이 그 이름을 짐작할 뿐.


전체 5부로 구성된 이 소설의 시작은 그 여자가 손목을 그으면서 시작된다. 바로 그 여자가 착한 여자오정인 이다. 요즘 스물한 살의 여성들이 정인을 보면서 착하다고 할지 바보라고 할지는 모르겠지만 소설 속에서 정인은 정말 답답하리만큼 착하게 등장한다. 자신을 사랑하는 명문대 의대생과의 사랑이 두려워 그녀를 여성으로 처음 대해주는 또 다른 동네 오빠 명수와 사랑에 빠지고 이제 그만하지라고 말해주고 싶을 정도로 착하게 군다. 아니 미련하게 군다. 하지만 나쁜 남자현준과 결혼하고 또다시 참고 산다. ‘정말 왜 이러지싶을 정도로 착하다. 그래도 결국 이혼을 결심하고 혼자 선 정인을 보면서 파이팅을 외쳐보았다. 하지만 정인은 작품의 제목에 너무나 충실하다. ‘착한 여자정인은 또다시 바보 같은 아니 착한 사랑을 하고 전 남편보다 더 나쁜 남자라는 것을 독자인 나도 알겠는 데 주인공 정인만 모른다. 정인의 삶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게 될지 읽는 내내 불안하고 화나고 답답하고 정말 오랜만에 끊었던 담배가 다시 생각난 소설이다. 그런데 정인만큼이나 답답한 청춘이 등장한다. ‘착한 남자명수는 정인만 바라보며 정인이 큰일을 당할 때마다 옆에 있어준 동네 오빠이다. 결국 정인에 대한 사랑을 정리하지 못해 이혼하게 된다. 처음부터 착한 여자와 착한 남자가 사랑하고 결혼하였으면 어땠을까?


[2권] P. 131. 아름다운에 대한 대가가 아니고 그것을 제대로 지켜낼 힘을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대가였다고...

여러모로 어렵고 힘든 시기를 살아가고 있는 젊은 여성들에게 진정한 자존감이 무엇인지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젊은 남성들에게는 적어도 이 소설 속에 등장하는 남호영이라는 우유부단한 인간처럼은 살지 말기를 부탁하고 싶다. 현실에서 정인과 같은 여성이 있다면 정말 많은 사랑을 받으며 행복하게 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타인을 위해 착한 여성으로 살던 정인이 자존감을 회복해 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즐거움을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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