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투 더 워터
폴라 호킨스 지음, 이영아 옮김 / 북폴리오 / 2017년 12월
평점 :
절판


영화로 만들어진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걸 온 더 트레인의 작가 폴라 호킨스의 새로운 작품 <인투 더 워터>를 미래엔의 북폴리오를 통해서 만나본다. ‘걸 온 더 트레인에서 보여준 스릴러의 재미를 다시 한번 소환해서 우리들의 가슴을 심하게 두근두근하게 만드는 소설이다. 폴라 호킨스 특유의 글 솜씨를 다시 한번 만나볼 수 있다는 즐거움은 이 작품이 주는 또 다른 설렘이다. 하지만 <인투 더 워터>의 가장 큰 매력은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심리 상태를 정말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는 데 있는 것 같다. 사건의 배경이 되는 작은 마을의 자연환경도 등장인물들의 심리 변화와 함께 잘 묘사되고 있어서 작가의 섬세함을 느낄 수 있다. 한마디로 섬세한 심리 묘사와 적절한 배경 표현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Drowning Pool - 익사의 웅덩이라는 어색한 직역만큼이나 불편한 진실을 담고 있는 drowning pool16 ~ 17세기 마녀사냥에서 마녀를 감별하는 웅덩이로 쓰였다고 한다. 물에 빠져서 가라앉으면 마녀가 아니고, 물위로 뜨면 마녀라는 비논리적인 웅덩이 감별 법은 그냥 죽음으로 가는 웅덩이였던 것이다. 소설의 배경이 되는 벡퍼드에도 기묘한 이야기를 가진 절벽 밑 웅덩이가 있고 그곳에서 벌어진 사건들이 이 작품의 시작과 전개를 맡는다. 폴라 호킨스의 작품은 여성이 주인이다. 절벽 밑 웅덩이에서 죽은 이들도 모두 여성이고 그 죽음을 파헤치려는 이들도 여성이다. 남성은 방관자이거나 그저 가여운 존재로 등장한다. 나쁜 짓들을 일삼지만 전혀 존재감 없는 불쌍한 이들이 남자들의 역할이다. 자존감 있는 여성들이 남성들이 벌이는 바보 같은 폭력을 우습게 만들어 벌인 작품이다.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는 시작은 조금은 산만하고 어수선하다. 많은 등장인물들이 각자가 화자가 되어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는 까닭으로 인해 낯선 이야기의 중심을 찾기가 난해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각기 다른 화자들이 자신들의 입장에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동안에 이야기는 점점 더 흥미를 더해가고 작은 이야기들이 서로 연결되면서 <인투 더 워터>를 통해서 작가가 말하려 하는 이야기의 중심을 알 수 있게 된다. 그 중심은 다양한 느낌만큼이나 많을 수 있겠지만 분명한 것은 고달픈 현대인들의 삶에 에너지를 불어넣을 수 있는 작품이라는 것이다.

 

너도 조금은 좋았던 거지?” 죽은 언니에게 들은 이 말 한마디로 인해 오랜 시간을 남보다 못한 사이로 지내온 자매 사이는 동생이 언니의 죽음의 비밀에 조금씩 다가가는 동안 자신의 오해의 웅덩이에서 빠져나오게 되면서 언니의 딸 즉 조카와 새로운 사이를 만들어가게 된다. 정말 단순한 오해가 커다란 결과를 만들어 내는데 누구보다 친하게 지낼 수 있는 친자매를 갈라놓은 말을 보면서 소통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절실하게 느끼게 된다. 강의 어두운 그림자 속으로 살아진 여성들의 죽음들이 밝혀지는 순간 너무 쉽다는 생각에 반전을 기대하게 되는데 역시 반전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마지막까지 조금씩 결말을 향해가는 등장인물들의 섬세한 심리 묘사 속에서 만나는 반전을 그려보는 재미는 이 작품의 많은 매력 중에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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