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아파트
기욤 뮈소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17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전 세계 40여 개국에 출간된 2017년 프랑스 베스트셀러 1위 <파리의 아파트>밝은세상을 통해서 만나본다. 세계적인 작가 기욤 뮈소가 이번에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정말 기대되는 작품이다. 이야기는 12월 20일 파리를 시작으로 마드리드를 거쳐 12월 25일 뉴욕에서 끝을 맺는다. 즉 5일간 두 남녀 주인공이 펼치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스릴러 소설이다. 스릴러 소설이지만 여느 소설과 다르게 범인도, 범인을 쫓는 두 주인공도 색다른 이력을 가진다. 또한 잊힌 유명 화가의 세 점의 그림을 찾아 나섰던 두 주인공이 그림을 찾는 과정에서 조금씩 밝혀지는 화가의 어린 아들의 죽음의 진실은 이 책을 단번에 읽게 만든다. 진실에 다가갈수록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이야기의 끝은 연쇄살인범에게로 향한다.


소설의 처음은 여자 주인공 매들린이 백화점에서 어린 남자아이를 우연히 만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아이를 원했지만 아이를 갖지 못해서 헤어진 연인의 아들을 만나게 되고 그 만남으로 인해 잊힌 줄 알았던 아픔과 슬픔이 한꺼번에 몰려들어 매들린은 다시금 어두운 터널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또 다른 어린 남자아이가 있다. 그 아이의 죽음과 실종을 둘러싼 미스터리가 너무나도 재미나게 펼쳐진다. 하나의 수수께끼 뒤에 또 다른 수수께끼가 등장하며 쉴 새 없는 의문과 답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하는 흥미로운 이야기이다.


이야기의 본격적인 시작은 두 남녀 주인공 가스파르와 매들린의 기묘한 만남에서 시작된다. 각자 다른 목적으로 같은 날 파리에 도착한 두 남녀는 아파트 계약의 혼선으로 인해 같은 아파트에서 맞닥뜨리게 된다. 둘은 서로 다른 경로를 통해 그 아파트의 주인이었던 화가 숀 로렌츠의 기구한 삶을 알게 된다. 그리고는 숀 로렌츠가 죽기 직전 그렸다는 작품의 존재도 불확실한 세 점의 그림을 함께 찾아 나서면서 이야기는 흥미롭게 전개된다. 실연의 아픔과 자신의 직업에 대한 회의로 자살까지 감행했던 전직 여형사 매들린과 세상을 등지고 몬태나 숲속에 은둔해 살던 작가 가스파르의 첫 만남은 마치 로맨틱 코미디를 보는 듯하다. 그래서 이야기를 읽는 동안 둘의 사랑이 이루어질까 하는 궁금증이 범인은 누구일까 하는 궁금증만큼이나 컸다.


세 점의 그림 속에 숨겨져 있던 새로운 진실이 잔잔하게 흘러가던 이야기에 가속을 붙쳐 준다. 그리고 그 진실을 밝혀내기 위해 동분서주하면서 지극히 비관적이고 염세적이던 가스파르는 조금씩 따스한 인간으로 변한다. 메일도 핸드폰도 없었던 가스파르가 누군가와 소통을 하기 위해 핸드폰을 사고 남에게 의지했던 타인과의 소통을 직접 하게 되는 것이다. 매들린 역시 진실을 찾아가는 동안 잃었던 자존감을 회복하게 된다. 두 주인공의 변화에는 기욤 뮈소의 작품에서 늘 만날 수 있는 사랑이 바탕이 된다. 인간에 대한 사랑이 둘의 주위에 머물고 있던 과거의 어둠을 밝은 빛으로 덮어버린 것이다.


소설의 전반에 흐르는 사랑 중에서 주가 되는 사랑의 흐름은 '부성애'이다. 여러 형태의 부성애가 등장하게 되는 데 어설픈 반항을 일삼는 중학생 아들을 둔 아버지이기에 더욱 공감하며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기욤 뮈소 자신이 네 살 아이를 키우는 아버지이기에 부성애에 대한 이야기를 잘 표현할 수 있었을 것이다. 아버지의 자리가 조금씩 사라져가는 요즘 현실을 보여주고 있는 듯했다. 그리고 여러 사랑의 흐름의 끝을 만나는 순간 작품은 결말을 마지 하게 되는데 그 결말이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결말이어서 너무나 행복하게 책장을 덮을 수 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