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패리시 부인 미드나잇 스릴러
리브 콘스탄틴 지음, 박지선 옮김 / 나무의철학 / 2017년 11월
평점 :
절판



점점 자존감을 잃어가는 한 여인과 조금씩 자존감을 찾아가는 한 여인의 이야기...


제목에서 느껴지듯이 '패리시 부인'이라는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한 여인의 욕심이 이야기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소설이다. 별로 특이한 주제를 다룬 이야기는 아니지만 여인들의 심리를 잘 표현하고 있다. 이는 아마도 이 소설을 쓴 작가가 두 여인이라서 가능했을 것 같다. 책에 저자로 표기된 '리브 콘스탄틴'은 린 콘스란틴 과 발레리 콘스탄틴 자매의 필명이라고 한다. 두 여인이 소설 속 여인들을 만들어냈으니 다른 작품들보다는 더욱더 여인의 심리적 변화를 잘 그려낼 수 있었을 것이다.


<마지막 패리시 부인>은 3부로 구성되어있다. 1부의 첫 문장 "앰버 패터슨은 무시당하는 데 진절머리가 났다"는 부와 명예를 차지하기 위해 삐뚤어진 삶을 살고 있는 한 여인의 심리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는데 이야기가 전개되는 동안 이 여인의 잘못된 삶의 방식이 안쓰럽기까지 하다. 부와 명예를 얻기 위한 길을 거짓으로 남의 것을 빼앗는 길로 선택한 가엾은 엠버 패터슨의 이야기는 우리가 살아가야 하는 올바른 길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준다. 2부에서는 화자가 바뀌어 대프니 패리시가 이야기를 한다. 자신이 결혼한 잭슨 패리시의 비밀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며 살아야만 하는 슬픔과 아픔을 고스란히 전달해준다. 아이들을 위해 거짓된 삶을 살아야 했던 그녀에게 그 삶을 바로잡을 수 있는 앰버라는 기회가 찾아온다. 이야기 속 두 여인은 모두 거짓된 삶을 살고 있다. 앰버는 부와 명예를 위해 자신이 선택한 거짓된 삶을, 대프니는 아이들을 위해 남편이 강요한 거짓된 삶을 사는 것이다. 타인에 의해 강요된 거짓된 삶을 살아야하는 대프니가 슬픔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응원하는 동안 이야기는 3부에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부와 명예와 함께 할 수 있는 패리시 부인의 자리는 누가 차지하게 될지 또한 그 자리가 진정으로 행복한 자리일지 이런 호기심들이 480여 페이지에 달하는 두꺼운 책을 단번에 읽게 하는 원동력이 되어 주는 작품이다.


겉으로만 보이는 모습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그 속으로 들어가 보지 않는 이상 타인의 삶을 제대로 알 수는 없을 것이다. 화려한 겉모습만 보고 그 속으로 들어가려 한 앰버는 그 속에서 진정한 행복을 찾을 수 있었을까? 부와 명예에 이르기 위해 자신에게 걸림돌이 되는 것들을 제거해 가는 앰버의 잔인함은 앰버 자신만 모르고 있는 듯하다. 어쩌면 우리도 우리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타인에게 상처를 주며 살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그런 삶을 살지 않기 위해서는 나 자신의 자존감을 키우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할 것이다. 진정으로 행복한 삶은 부와 명예를 바탕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의 소중함을 아는 자존감에서 시작되는 것 같다. 추운 겨울 이불 속에서 읽기에 너무나 좋은 책이었고, 무엇보다 두 여인과 한 남자가 펼쳐놓은 이야기의 결말이 통쾌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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