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눈 - 2013년 제28회 만해문학상 수상작, 2013 문화예술위원회 우수문학도서
조갑상 지음 / 산지니 / 2012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인간이 만들어낸 이념으로 인해 불행의 어둠 속에 갇혀버린 인간들의 아픔. 

 

작가 조갑상의 제28회 만해문학상 수상작 <밤의 눈>산지니를 통해서 만나본다. 우리나라의 근현대사를 한눈에 볼 있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 경제적인 발전의 그늘 속에 숨겨진 역사의 어둠 속에서 고통받았던 지식인의 삶이 고스란히 그려져있다. 그리고 그 고통의 시작을 일제강점기의 잔재를 철폐하지 못했던 아쉬운 역사에서 찾고 있다. 일제시대에 독립을 위해 목숨을 건 삶을 살았던 이들보다 시대의 흐름에 편승해서 부를 축적했던 이들의 후손이 국회의원까지 되는 나라에서 사는 슬픔을 다시 한번 뼈져리게 느끼게 해주는 작품이다.


이야기는 1972년 겨울 박대호라는 어느 촌부의 장례식에 참석하러 나서는 한용범에 의해 시작된다. 그런데 그날이 바로 유신 정권의 초 헌법적인 힘을 실어주는 투표가 있는 날이기도 하다. 아마도 작가는 한 인간의 죽음에서 우리 민주주의의 죽음을 암시하고 있는 듯하다. 어두운 긴 터널로 들어가는 죽음과도 같은 어둠이 펼쳐지면서 이야기도 전개된다. 그 전개의 시작은 광복의 기쁨도 만끽하지 못하고 맞이하게 된 6.25전쟁이다. 그런데 이야기는 전쟁의 잔혹함을 충분히 비껴갈 있었던 후방의 대진읍을 배경으로 하고있다. 총칼의 잔혹함보다 무서운 인간의 잔혹함으로 인해 전쟁과는 상관없을 같던 마을에는 너무나 참혹한 일들이 벌어진다. 그리고 그 중심에 선 한용범이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하지만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작품 속에 등장하는 모든 사람들인듯하다. 시대의 아픔을 온몸으로 겪어야 했던 이들의 삶의 이야기가 가슴 아프게 이어진다. 그리고 많은 죽은 이들의 아픔과 고통을 간직한 체 살아가는 이들의 슬픔이 담겨있다. 하지만 1979년 독재타도를 외치는 결말부분에서는 작은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념의 잘못된 이해로 인해 벌어진 수많은 아픔을 간직하고 오늘도 슬픔 속에 살아가고 있을 이들에게 '진정한 자유'를 이야기하고 있다. 아직도 진행 중인 우리 사회의 민주화를 더욱더 가속화할 수 있는 힘을 주는 작품이다. 작품을 만나는 동안 전에 알지 못했던 수많은 슬픔과 아픔을 만나게 되었고 지금도 우리에게 남아있는 많은 문제들을 적극적으로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죽은 것 같이 사는 삶과 명예롭게 죽는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든다. 시대에 흐름에 편승한 편안한 삶과 진정한 대의를 위한 죽음을 생각하게 만든다. 우리가 격지 못했던 어둠의 역사를 간접으로 느끼며 그 어둠 속에 있었다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했을까 하는 어려운 문제를 생각하게 만든다.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어둠 속에서 밝은 세상을 꿈꾸던 정의로운 이들의 꿈이 꼭 이루어졌으면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