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붕당실록 - 반전과 역설의 조선 권력 계보학
박영규 지음 / 김영사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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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도 정치는 당을 나누고 억지를 부리며 상대편과 싸움을 일삼고는 한다. 그 유래가 조선시대의 당파 싸움이라고들 한다. 하지만 김영사에서 나온 박영규의 주제사 연작 시리즈 중에 한 작품인 <조선붕당실록>을 읽고 나면 역사 속 붕당 정치와 지금 현재 행하여지는 정당 정치와는 그 태생부터 다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조선시대의 붕당 정치는 목숨을 건 정치였다. 목숨을 걸 만큼 확고한 신념을 가진 우리 조상들의 멋진 정치적 모습을 볼 수 있는 것 같아서 많은 문제점도 안고 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조선시대의 붕당 정치가 좋게 느껴진다. 지금의 정치 현실보다는...


이 책은 1장 '붕당의 뿌리 사림파와 사화'를 시작으로 마지막 장인 '탕평의 시대를 연 영조와 정조'까지 총 8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각장는 정말 흥미로운 역사 이야기들이 가득 담겨있다. 역사를 다룬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 하이라이트에 해당되는 많은 역모와 사화, 그리고 반정까지 정말 흥미진진 이야기들이 한편의 드라마를 보듯 펼쳐진다. 그런데 그 많은 사화 속에 인물들과 그들이 속한 당파를 외우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그 당파를 꼭 외울 필요도 없을 것 같고. 하지만 이 책을 편안하게 보기 위해서는 그 많은 당파와 그 당파에 속한 많은 이들을 알고 있어야 할듯하다. 그래서 저자의 친절이 정말 감사하기까지 하다. 책 맨 뒤에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이 책만의 매력이 담겨있다. 저자가 친절하게 붙여준 이 책의 매력은 '조선 붕당 계보도'이다. 이 책을 쉽고 재미나게 읽는데 꼭 필요한 도구이다. 그리고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한눈에 볼 수 있는 요약 편이기도 하다.

 붕당정치의 시작은 선조 때 사림이 동인과 서인으로 분열되면서 시작되어 탕평책으로 당파 싸움을 줄였던 영조와 정조시대까지 225년간 이어졌다. 이 책을 통해서 당파 싸움의 폐해도 알 수 있었지만 붕당 정치의 좋은 점을 알 수 있어서 좋았다. 당파 싸움은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진 무리들이 서로를 견제하고 권력을 유지하 기위해 부단히 노력을 한다. 양반들 자신들만의 '리그'이므로 백성들은 편안하게 살 수 있었다고 한다. 물론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임진왜란의 원인도 당파 싸움에서 찾을 수 있으니 때로는 서민들의 삶에도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하지만 조선을 망하게 하고 우리 민족에게 커다란 상처를 준 식민지배를 초래한 '세도정치'보다는 훨씬 더 좋은 정치형태인 것 같다. 그들은 목숨을 걸고 자신들의 신념을 지켰다. 이익을 쫓아 이리저리 떠도는 현 정치의 정당인들 과는 정말 큰 차이가 있다. 현 정치인들 중에 목숨을 걸고 지킬 신념이라는 것이 있는 이들이 있을까? 아마도 아무도 없을 것이다.


조선의 역사를 붕당 정치와 그로 인해 발생한 많은 사화들을 통해서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다. 역사의 크라이막스는 건국도, 전쟁도 아니다. 아마도 가장 긴장감 넘치는 순간은 역모를 꾸미고 실현하는 그 순간일 것이다. 이 책은 그런 크라이막스들만 모아놓은 책이다.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다. 어떤 소설이나 영화보다도 더 재미난 스토리 라인을 가지고 있는 책이다. 이 책과 함께 올겨울은 붕당의 매력에 빠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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