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쉬왕의 딸

마쉬왕의 딸
카렌 디온느 지음, 심연희 옮김 / 북폴리오 / 2017년 10월

 타쿠아메논 폭포: 헬레나의 변화가 시작되는 곳..

개인적으로 범죄 중에 가장 나쁜 범죄가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라고 생각한다. 그중에서도 어린아이의 뜻에 반하여 아이의 인생을 송두리째 빼앗아버리는 유괴가 가장 나쁜 범죄라 생각한다. 그리고 다음으로는 나쁜 범죄는 여성의 정신세계를 완전히 망가뜨리는 여성을 대상으로 벌이는 짐승 같은 범죄라 생각한다. 이 책에 등장하는 범죄자는 이 두 가지를 모두 행하는 정말 인간이기를 포기한 제이콥 홀브룩이다. 어린 여자아이를 유괴하고 그 아이에게 자신의 아이를 낳게 하는 사이코패스다. 자신이 무슨 죄를 짓고 있는지도 인식 못하는 전형적인 사이코패스 같다. 그런 사이코패스로부터 탈출한 어린 딸이 10여 년 후 탈옥한 죄수 아버지로부터 자신의 가족을 지키기 위해 그녀의 아버지와 벌이는 추격전이 매력적인 작품이 <마쉬왕의 딸>이다.

주인공 헬레나는 12살까지 그녀의 아버지를 신처럼 존경하고 따르며 자신의 어머니에게는 사랑을 느끼지 못한다. 아니 외딴 습지에서의 외로운 생활은 어린 소녀가 사랑이 무엇인지 알지못하게 만든다. 대신 자신의 아버지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망만을 갖게 한다. 이야기의 시작은 감옥을 탈출한 아버지의 소식을 뉴스를 통해 들으면서 시작된다. 아버지로부터 탈출했지만 정신적으로는 아직도 탈출하지 못한 그녀의 선택은 자기 손으로 아버지를 잡아서 자신이 이룬 가족을 지키는 것이다. 가족의 의미를 알리 없는 사이코패스 아버지와 그녀의 가족을 지키려 하는 딸과의 전쟁이 시작되고 아버지의 흔적을 좇는 동안 외딴 습지 ‘오두막’에서의 어두운 삶을 회상하면서 이야기는 전개된다. 아버지를 끝까지 사랑한 딸과 사랑이 무언지 모르는 아버지와의 싸움. 그 싸움의 승자는 쉽게 알 수 있어 흥미가 덜할지도 모르지만 그 싸움 속에 숨겨진 미묘한 감정의 흐름을 보는 재미는 정말 압권이다.

이 책의 매력은 긴장을 늦출 수 없게 이어지는 흥미로운 이야기들에 있는 듯하다. 그녀의 회상 속에는 정말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많이 담겨있다. 추격전의 단조로움을 그녀의 오두막살이로 극복하며 전혀 다른 세상의 이야기 같은 오지브와 인디언의 언어와 동물 사냥 방법 등이 이야기의 흥미를 배가시켜주고 있다. 또한 범죄 스릴러에서 볼 수 있는 흥미진진함과 함께 작품의 배경인 미국 미시간주의 자연을 눈앞에서 보는 듯한 생생한 표현이 너무나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