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놈 되기 - 신진 시인의 30년 귀촌 생활 비록
신진 지음 / 해피북미디어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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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2. ...무언가 이룩하겠다는 욕심보다 욕심을 줄이겠다는 마음부터 가지라고. 노력의 대가를 바라기보다는 주어지는 만큼 얻겠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제목과 표지 그림에서 목가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촌놈 되기>는 시인 신진이 30년 귀촌 생활을 뒤돌아보면서 적은 글이다. 제목과 표지 그림만을 보고 느낀 첫 느낌으로 이 책을 접한다면 조금씩 '어 머지?' 하는 생각을 품게 될 것이다. 표지에 있는 '귀촌 생활 비록'이라는 글귀에서 느낄 수 있듯이 아름다운 자연을 이야기하며 유유자적하는 목가적인 분위기의 에세이는 아니다. 농촌 생활을 잔잔하게 담아 놓은 편안한 에세이라기보다는 저자가 30년간 농촌에서 바라보고 느낀 사회 부조리에 대한 생각들을 풀어쓰고 있는 에세이다. 그래서 더욱더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은 크게 1장 귀농귀촌의 마음자리, 2장 동식물과 더불어 살기 그리고 3장 촌놈 되기, 사람 되기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각 장에는 저자가 농촌에서 겪었었던 에피소드 또는 농촌의 삶속에서 느꼈었던 생각들을 소제목으로 다시 작은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소제목 하의 이야기는 농촌에서 보고 격은 이야기로 시작한다. 여기까지는 여는 농촌을 배경으로 하는 에세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하지만 저자는 이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들에게 하이데거와 같은 사상가를 만나게 하고 토머스 무어의 [유토피아] 와 앨빈 토플러의 [제3의 물결]등을 설명해준다. 또한 에피소드의 상황에 맞게 헤르만 헤세, 조지 오웰 등과 같은 유명 작가들의 작품들을 소개해준다. 하지만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저자 자신의 시를 자신이 직접 설명하고 해설해 준다는 점 같다. 요즘 많은 작가들이 북 카페 등을 통해서 독자들과 소통하고 있는데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자신의 시에 담긴 생각을 보여주고 독자와의 소통을 바라고 있는 것 같다. 정말 인상적인 부분이다. 시에 담긴 생각을 시인 자신을 통해서 들어본다는 건 정말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P.164. 남을 나와 같이 받아들이는 일이야말로 양심의 시작이 아닌가 합니다.


P.226. 행복이란 개인의 아집을 변명하는 데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남을 나처럼 존중함으로써 스스로부터 존중받게 될 때 가능해지는 일이 아닌가 합니다. 쟁취보다 나눔이, 물질보다는 문화가 결정하는 것입니다.


양심 있는 자연인을 지향하는 저자는 이 이야기들을 통해서 우리 사회가 양심 있는 행복한 사회가 되기를 희망하는 듯하다. 판도라의 상자에서 나오지 못한 '희망'은 우리들의 삶에 에너지를 주는 동시에 고통을 주기도 한다. 요즘을 사는 젊은이들은 그 희망을 접는 시간이 점점 빨라지는 듯하다. 대학 입시의 당락에서 한번 그리고 합격한 대학의 명성에서 다시 한번 희망을 버리고 현실 앞에 선다. 그런 젊은이들이 꼭 한번 읽어 보았으면 좋겠다. 물론 귀촌을 뜻하고 있는 이들에게도 커다란 도움을 주는 책이지만 앞으로 행복한 삶을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알려줄 수 있는 책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행복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들이 무엇이고 어떤 생각으로 삶을 대해야 하는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가을 단풍 속에서 읽으면 단풍 속 아름다운 가을 빛깔을 더욱 잘 느낄 수 있는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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