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그림 - 그림 속 속살에 매혹되다
유경희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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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58. 인간은 결국 호기심과 욕망 때문에 지루한 천국에서 탈출하여 재미있고 드라마틱한 지옥에 살게 된 것이다.

P.326. "착한 여자는 천국에 가지만, 나쁜 여자는 아무 데나 간다."


표지에서 볼 있듯이 이 책에는 많은 관능적인 예술작품들이 등장한다. 그런 관능적인 작품 속에 등장하는 여인들의 이야기를 정말 자세하게 들려주고 있다. 제목이 뜻하는 나쁜 그림은 어떤 그림일까라는 의문을 품고 매일경제신문사에서 나온 유경희 저자의 <나쁜 그림>을 들여다본다. 소심한 반항을 일삼는 어설픈 사춘기에 접어든 중학생 아들이 보기에는 좀 그렇다는 생각에 회사에 놓고 읽었다. 책을 회사에 놓고 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내용은 전혀 그렇지 않지만 그리고 뛰어난 예술 작품이지만 어린 녀석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걱정되는 그림들이 다수 있기에 몰래 보았다.

 [비너스와 마르스] 산드로 보티첼리

하지만 이 책의 내용을 읽고 나서 그림들을 보면 전혀 몰래 볼 작품들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작품의 탄생에 관한 이야기를 알고 보는 그림들은 너무나 훌륭한 예술 작품이었다. 저자가 이 책을 통해서 말하고 싶은 것도 아마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방법에 관한 것일 것이다. 저자는 보이지 않는 작품의 배경을 볼 수 있는 여러 지식들을 정말 친절하게 이야기해주고 있다. 역사적인 내용과 신화와 관련된 내용 등 정말 다양하고 많은 양의 지식들이 담겨있다. 그리고 아름다운 작품들이 함께여서 더욱 향기롭게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대 오달리스크] 장 오귀스트 도미니크 앵그르

이야기의 중심에는 '여성'이 있고 여성을 바라보는 남성들의 시선도 있다. 그림 속의 여성을 이야기하면서 그녀들의 감정과 생각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그림과 그림 속 주인공에 관한 이야기이지만 마치 심리학 책을 읽은 듯한 느낌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매력적인 부분이었다. 다른 미술 관련 책에서는 들어보지 못했던 프로이트나 융의 이론을 만나 볼 수 있어 흥미로웠다. 아마도 이 책을 구성하고 있는 소제목들이 대부분 인간의 감정을 표현한 단어들이라는 것도 이 책 속 작품들이 품고 있는 심리적인 부분을 보여주고 싶은 저자의 생각인 듯싶다.

 [프리마베라] 산드로 보티첼리

가을이 되면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왠지 가야만 할 것 같은 감성에 사로잡히고는 한다. 언제나 그곳에 가면 얻을 수 있는 편안함이 그렇게 만드는 듯하다. 그 발걸음에 함께 하면 정말 좋을 책을 만났다. 아니 꼭 미술관이 아니더라도 이 책을 들고 어딘가에 앉으면 그곳이 바로 아름다운 미술관이 될 것이다. 너무나 빠르게 다가와 벌써 떠나버릴 것 같은 이 가을에 책의 제목과는 너무나 다른 '이쁜 그림'들을  꼭 한번 만나보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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