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밀레니엄 (문학동네) 1
스티그 라르손 지음, 임호경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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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리즈의 작가는 스웨덴의 작가이자 기자인 스티그 라르손이다. 시리즈는 총 10부작으로 기획되었으나 시리즈의 3부가 출간되기 전 작가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인해 시리즈는 멈추게 된다. 하지만 멈추었던 시리즈는 유족들의 선택을 받은 범죄 사건 전문 기자 출신 다비드 라게르크란츠에 의해 다시 시작된다. 다시 시작된 시리즈의 네 번째 이야기를 만나보기위해서 먼저 시리즈의 '처음'을 만나본다. 작가의 유작이 된 작품은 문학성과 기자 경력을 바탕으로 한 전문적 지식이 생생한 묘사와 함께 잘 어우러져있다. 새롭게 시리즈를 이어갈 작가의 이야기와 비교해 보면서 읽으면 더욱 재미나게 시리즈를 만나볼 수 있을 것 같다.


이 시리즈의 제목인 밀레니엄은 이 시리즈물의 중심축인 진보성향의 잡지사의 이름이다. 잡지사의 사명이 시리즈의 제목이 된 까닭은 아마도 주인공 미카엘의 투철한 기자 정신과 철학을 보여주는 듯하다. 이 잡지사의 공동 창업주인 주인공 미카엘과 에리카는 대기업의 비리를 접하고 보도한다. 하지만 그들에게 제공되었던 내부고발자의 자료들은 모두 거짓이었고 그로 인해 잡지사는 언론사의 가장 큰 덕목인 '신뢰'를 잃게 되는데 그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는 헨리크 방에르 회장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시리즈의 처음인 1권이 시작된다. 헨리크 회장의 제안은 40여 전 일어났던 사건의 진상을 조사해서 자신의 조카 딸 하리에트를 죽인 자를 찾아달라는 것이었다. 처음부터 불가능해 보이던 오래전 실종사건은 조금씩 실마리가 풀려가고 결국에는 너무나 커다란 사건들과 맞닥뜨리게 된다. 기자라면 분명히 남들에게 분명히 알려야 하는 사건의 진실들 하지만 인간이라면 한 사람의 삶을 위해 남들에게 알려서는 안될 것 같은 사건의 진실들. 미카엘이 밝혀낸 너무나 커다란 사건의 진실들은 남겨진 이들의 삶을 어떻게 변화 시킬지 또 미카엘은 자신이 밝혀낸 오래전 그날의 사건을 보도해서 기자의 윤리를 지킬지 아니면 인간의 본성에 충실할지 끝까지 가슴 조이는 스릴은 또 다른 재미를 준다.


이 소설은 매력적인 이슈들을 많이 가지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내용은 주인공 미카엘과 에리카 그리고 그녀의 남편 그레게르 간의 알 수 없는 사랑이었다. 세 명은 서로간의 사랑을 인정하고 아무렇지 않게 어울린다. '폴리아모리' 라는 다자 간의 사랑을 보여주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전통적인 가정을 꾸리고 있는 한 남자로서 그 들의 사랑은 너무나 낯설기만 했다. 동성 간의 사랑이 처음 우리 사회에 문제가 되었을 때처럼 이들의 전통적이지 않은 사랑은 잘 못된 것은 아니지만 보통의 사랑과는 너무나 달라 어색하기만 하다. 하지만 이 책의 또 다른 주인공 리스베트가 보여주는 마지막 장면을 보면서 적어도 나만의 생각은 아닌듯하다. 그래서 이 시리즈의 주인공은 미카엘이 아니라 리스베트로 정했다. 이제 리스베트와 함께 시리즈물의 정복에 나설 것이다.


자신의 경험에서 오는 본능적인 반응에 충실한 리스베트의 입을 통해서 이 이야기의 제목인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여자이기 때문에 당해야만 했던, 참아야만 했던 비합리적이고 불법적인 행위들의 응징이 이루어질지 따라가는 재미는 이 책이 주는 재미 중에서 가장 으뜸인 것 같다. 리스베트의 화려한 변신과 처절한 응징은 못난 남자들에 대한 복수와 함께 부조리한 기업인에 대한 복수이기도 하다. 책의 두께만큼이나 여러 이슈들이 등장하지만 그 이슈들 간의 연계와 절묘한 복선, 그리고 화려한 추리쇼가 함께여서 책장을 넘기는 속도는 예상치 못할 만큼 빠르기만 하다.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외로운 삶을 사는 은둔자 리스베트에게 옅은 미소와 가슴 떨리는 사랑을 찾아준 것은 아무리 좋게 봐줘도 그냥 바람둥이 같은 미카엘이다. 이 점에서 이 책의 또 다른 매력을 만날 수 있다. 자신의 뒷 조사를 너무나 철저하게 해낸 리스베트를 자신의 조사원으로 채용하면서 그녀에게 인간적인 면을 일깨워주는 주인공 미카엘의 또 다른 면을 만날 수 있는 것이다. 아마도 바람둥이가 아니라 로맨티스트인듯하다. 주인공 남녀들 간의 사랑은 어떤 결말을 가져오게 될지 다음 시리즈가 너무나 궁금하다. 리스베트의 활약이 정말 기다려진다. 물론 미카엘의 활약또한 기대된다. 두 남녀의 사랑 또한 결실을 맺기를 기대해 본다. 너무나 기대할 것이 많은 매력적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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