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위대한 여정 - 빅뱅부터 호모 사피엔스까지, 우리가 살아남은 단 하나의 이유
배철현 지음 / 21세기북스 / 2017년 7월
평점 :
품절


 인류에 대한 고찰이 담긴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를 시작으로 올해는 <호모 데우스>를 만나보았다. 인류사나 인류학을 이야기하는 저자들이 대부분 외국인들이라는 점이 못내 아쉬웠었는데 <심연>의 저자인 서울대학교 종교학과 배철현 교수가 인류의 탄생과 성장 과정을 놀라운 통찰력으로 바라보고 이야기하고 있는 <인간의 위대한 여정>을 만나본다. <심연>을 통해서 저자의 심도 있는 생각을 엿볼 수 있었는데 이 책은 <심연>에서 보여준 저자의 시선과는 조금 다른 저자의 보다 폭넓은 시선과 사상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심연>에서 개인의 생각과 삶에 대해 이야기했다면 이 책에서 저자는 우리에 대해, 인류의 생각과 삶을 이야기하고 있는 듯하다.


처음 책을 접하고 종교학자인 저자가 어떤 식으로 인류사를 이야기할지 조금은 우려를 품게 사실이다. 어쩌면 종교사와 연관 지어 인류사를 이야기하지 않을까 걱정한 것이다. 하지만, 말 그대로 기우에 지나지 않았고 저자가 책 속에서 이야기한 '무식'을 통감할 수 있었다.


"무식은 배움이나 지식이 모자란 것이 아니라, 새로운 지식에 대해 성급히 판단해 남과 자신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심연>에서 보여주었듯이 저자는 인간의 본성을 바탕으로 인류사를 다루고 있다. 인류사의 기원을 인간 본성의 기원과 연관 지어 저자의 전공인 고전문헌학과 철학적인 통찰을 통해서 인류에 대해 신선한 시선을 보여주고 있다.


"인간 생존의 비밀은 이타적 유전자다"


이 책에서 가장 신선하게 다가온 이야기는 인간이 문자나 언어, 문명이 탄생하기 이전부터 나를 뛰어넘어 남을 생각하고 배려할 줄 아는 삶을 살았고, 종교가 생기기 전부터 인간 스스로의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즉 인간은 이타적인 유전자를 가진 존재이며 인류의 성장 원동력을 '이타심'에서 찾고 있다. 그리고  그 이타심이 도구를 만들고, 불을 찾았으며, 많은 그림들을 남겼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정말 새롭고 믿고 싶어지는 이야기이다. 남과의 경쟁이 보편화되고 우리 아이들에게 경쟁을 부추기며 '개인주의'적인 삶을 살라고 가르치는 요즘 사회에서 남의 슬픔과 아픔을 돌아보고 약자에게 손 내밀어 줄 수 있는 배려와 이타심을 우리들 삶의 중심으로 끌어들이라 말하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은 인류사를 담고 있지만 인류애를 통한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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