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의 책
김희선 지음 / 현대문학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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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지의 도안에서 무엇인지 모를 혼란스러움과 미지의 미래를 보여주고 있는 듯해서 호기심을 가득 안고 읽기 시작한 소설<무한의 책>은 어느 순간 호기심이 당혹스러움과 왠지 모를 난감함으로 바뀌는 묘한 경험을 만들어주는 작품이다. 책을 다 읽은 지금은 묘한 경험이 작가에 대한 '묘한 매력'으로 남아 있다. 하지만, 그 매력을 느끼기까지는 조금의 시간이 필요했다. 난해하기까지 한 이 이야기의 묘한 능력에 굴복하여 책 뒤에서 기다리고 있던 '작품 해설'을 먼저 만나보았다. 하지만, 도움을 얻기 위해 먼저 만나 해설 또한 그리 녹녹하지 않아서 '책 소개'를 찾아 읽었다. 책 내용을 미리 알고 보면 책을 보는 재미가 반감하는 것 같아서 어느 순간부터인지 모르게 읽지 않았던 '책 소개'를 찾은 것이다. 작품 소개를 읽고 나니 이야기의 큰 흐름을 볼 수 있었고 난감함은 조금 줄일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의 '묘한 매력'은 이야기의 큰 흐름을 알고 읽었지만 접근하기가 그리 쉽지만은 않았다.


P.57. "스티브, 충고 하나 해줄까? 앞으론 책을 읽을 때, 과연 이걸 내가 감당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먼저 던지는 게 좋을 거야.

         왜냐하면 어떤 책은 사람의 운명을 바꿔놓기도 하니까..."


'무한'이라는 의미를 한계가 없는, 경계가 없는 것이라고 본다면 이 작품은 '무한'의 의미를 온전히 보여주고 있는 듯하다. 큰 틀을 가진 이야기는 소설이 확실하지만 이야기 속을 헤매다 보면 소설인지 에세이이지 모르게 여러 장르의 경계를 넘나들고 있는 듯했다. 그러니, 이 작품은 이야기의 장르에서부터 '무한'이다. 이야기의 시작이 미래에서 온 소년의 등장으로 시작되니 시간 여행을 다룬 SF 같지만 경찰과 살인 이야기가 나오면서 더운 여름 너무나 잘 어울리는 스릴러를 떠오르게 한다. 하지만, 작가는 이것인가 보다 하고 스스로 경계를 쌓으려 할 때 전혀 들어보지 못했던 알 수 없는 '신'들을 등장시켜 이야기를 판타지 속으로 이끈다. 또한 'T 신부'의 등장으로 왠지 모르게 '다빈치 코드'를 연상하게 한다. 이 이야기는 제목 그대로 '무한'이다.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뛰어넘어 우리에게 무한한 흥미와 재미를 주고 있다.


과거인지 미래인지 혹은 현재인지 시간은 물론 공간까지도 '무한'이다. 이야기의 장르도 글쓰기의 형식도 경계 짓기 어려운 '무한의 책'이다. 그래서, 매력적이다. 작가가 보여주는 이야기가 '무한'이니 이야기 속을 여행하는 우리들 머릿속 상상도 '무한'이 된다. 그러니 이 작품의 재미나 흥미 또한 '무한'이다. 아마도 이것이 <무한의 책>이 가진 '묘한 매력'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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