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 이브닝, 펭귄
김학찬 지음 / 다산책방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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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제목만으로 책을 선택하지는 않는데 처음으로 책 소개도 보지 않고 제목이 너무나 이뻐서 선택한 책이 다산책방에서 나온 <굿 이브닝, 펭귄> 이다. 표지에 “13년간 숨어 있던 그놈이 깨어났다라는 문구와 내 것인 듯 내 것 아닌 펭귄의 탄생과 성장이라는 문구가 이 책 뭘까 하는 느낌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고 시작과 함께 이 책 뭐야 하는 느낌으로 옅은 미소와 함께 끝까지 읽었다. 책을 보는 동안 슬프고 아픈 이야기를 어떻게 이런 재미난 생각을 가지고 맛깔난 표현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지 자연스럽게 작가의 약력을 찾아보게 만드는 재미난 책이다.

 

이 책의 저자는 제6회 창비장편소설상 과 전태일문학상을 받은 김학찬 작가이다. 처음 접하는 작가이지만 이 책 한 권만으로도 작가의 날카롭지만 모나지 않은 시대정신과 동화작가처럼 풍부한 상상력을 볼 수 있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생각에서 창작품을 뽑아낸 작가의 창작력에 놀랍기만 했다. 사실 이 책을 처음 선택했을 때에는 무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해줄 스릴러를 생각했다. 하지만, 13년간 숨어있다 깨어난 그놈의 정체를 아는 순간 헛웃음과 함께 앞으로의 전개가 궁금해졌다. 이야기는 열세 살 소년이 어른이 되어 인턴사원으로 사회의 일원이 되기까지 펭귄으로 비유된 녀석과의 동거를 정말 가감 없이 솔직하고 담백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야기 속 펭귄은 시시때때로 주인공에게 악수를 부탁한다. 아니 어른이 되기 전까지는 부탁이 아니라 주인공의 생각을 지배하려 든다. 그런 펭귄과 주인공의 동거를 보고 있으면 이 책은 마치 청소년들을 위한 성장소설 같다. 그만큼 이야기가 다루는 소재의 강렬함에 비하면 순순하고 아름답다. 주인공 소년의 첫사랑과 어른이 돼서 만난 첫사랑과의 이별까지 너무나 아름답게 표현하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순수한 소년의 사랑을 다룬 아름다움보다는 소년이 성장하면서 접하게 되었던 우리 사회의 현실을 보여주고 있어서 더욱 흥미로웠던 것 같다. 낮보다는 밤에 자주 인사를 하고 악수를 청하는 펭귄을 만나본다면 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웃음으로 맞이할 수 있을 것 같다. 펭귄의 정체를 알았을 때면 여러분도 커다란 웃음 속으로 들어서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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