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뿔소를 보여주마
조완선 지음 / 다산책방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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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들어오는 자, 희망을 버려라.


P.447. '진리는 정의의 시녀요, 자유는 그 자식익, 평화는 그 반려자다'


1980년대 발생했던 공안사건의 담당 검사와 그 사건의 조작에 가장 큰 역할을 했던 기자가 연이어 행방불명되고 사체로 발견된다. 그렇게 흥미로운 이야기는 시작된다. 두 번째 희생자를 막으려 안간힘을 쓰던 조사팀 원들은 허탈함 속에서 조금씩 사건의 실마리를 잡아나간다. 가슴 아픈 시대의 슬픔을 보여주는 큰 스토리 속에서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주인공들 각자의 아픔까지 더해져 시대의 아픔을 더욱 절실하게 느낄 수 있게 해주고 있는 것 같다.


공권력에 의해 아버지를 잃고 부패 정권과의 거래로 경찰이 된 형사와 시국사범 수배 중에 의문사한 애인을 가슴에 묻고 살아가는 범죄심리학자 그리고 불우한 환경을 극복하고 성공의 길을 걷고 있는 검사가 하나의 사건으로 모인다. 일단 사건 해결이라는 목적을 두고 모이기는 했지만 서로의 성향이 너무나 다른 까닭에 서로 함께해서 시너지 효과를 내지는 못한다. 하지만, 각자 간직한 사연만큼이나 많은 고뇌를 안고 사는 이들이 등장해서 이야기는 흥미진진함을 더하는 듯하다.


조작된 사건으로 인해 부모를 잃게 된다면...나 자신도 소설 속 주인공들처럼 복수를 계획하고 실행할 수 있을까? 아마도 용기 내지 못했을 것 같다. 물론 진정한 용기가 "복수"에 있는지 "용서"에 있는지는 아직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이야기속 주인공들은 자신의 삶이 피폐해지는 것을 감수하고 용기를 내어 억울했던 과거에 복수의 칼날을 겨눈다.


"정의"를 실현하는 방법에는 많은 길이 있다. 그중에서도 종교적인 방법은 아마도 용서와 화해, 사랑으로 정의를 실현하는 것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비오 신부는 참된 종교인은 되지 못할 것 같다. "정의"를 이루는 방법으로 "복수"를 택하였으니 말이다. 


너무나 흥미롭고 놀라운 스토리 전개에 푹 빠져서 하루 만에 마지막 책장을 덮었다. 하지만, 가슴 한구석이 왠지 모르게 먹먹했다. 너무나 안타깝다. 언제쯤 이런 식의 아픔과 슬픔이 사라지게 될는지 정말 씁쓸하다. 국가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해서 국민이 고통을 받아야 하는 이 악순환은 아직도 어디에선가 이어지고 있을 것이다. 그런 악순환을 끊어줄 진정 국민을 위한 정부는 언제쯤 우리들 곁에 찾아와줄는지 모르겠다. 아니 그런 정부는 찾아오는 게 아니라 우리들이 적극적으로 만들어가야 할 것 같다. "복수"라는 단어의 뜻이 희미해지는 그래서 사랑이 차고 넘치는 세상을 꿈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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