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주
이정연 지음 / 고즈넉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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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고금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하지 말라는 것은 더 하고 싶고, 가지 말라는 곳은 더 가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인 듯하다. 하물며 음주가무를 즐기던 풍류라면 어떤 민족에게도 뒤지지 않을 우리 민족에게 금주령(禁酒令)을 참고 받아들이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 결과 밀주(密酒)가 만들어지고 그 밀주를 둘러싼 범죄가 발생하게 된 것은 어찌 보면 필연이었을 것이다. 그런 필연적인 역사속 사건들을 실존 인물들과 흥미로운 허구를 조화롭게 섞어서 역사 스릴러 소설로 제대로 탄생시킨 작가 의 상상력과 필력에 감탄하며 이야기를 따라가 보았다. 이야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숨 틈을 주지 않으며 힘차게 몰아치고 있다.


이야기는 조선의 21대 왕인 영조가 선포한 금주령하에서 밀주로 돈을 벌려고 하는 자들과 그들을 단속하려는 자들 간의 싸움으로 시작된다. 말이 싸움이지 밀주를 단속해야 할 금란방의 관리들의 부패로 제대로 싸움을 벌일 엄두도 못내는 상황에서 포졸 장봉익을 포함한 "오궤신(五詭臣)"이란 별명으로 불리던 이들의 활약을 흥미로운 지난 이야기들과 함께 보여주며 독자들의 시선을 끈다. 흡사 우리나라에서 있었던 범죄와의 전쟁을 떠오르게 한다. 더 큰 도적들은 못 잡고 잔챙이들을 잡아넣었던 못난 정부처럼 금란방의 수장도 그런 듯 보였다. 하지만,  검계 조직의 일망타진을 눈앞에 둔 이야기 후반부 밝혀지는 밀주 조직의 뒤를 봐주고 이문을 챙기는 자의 정체는 상상을 초월한다. 


이 이야기의 내용들은 허구이고 픽션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어찌나 요즘의 우리 사회와 흡사한지 놀랄 정도이다. 돈이 많은 자들은 그 돈을 이용해 권력을 잡으려 하고 권력이 있는 자들은 그 권력을 이용해 돈을 챙기려 하는 정말 있어서는 안될 일들이 아직도 우리 사회의 앞날을 어둡게 만들고 있다. 이 소설을 읽다가 우리 사회는 도대체 어디까지 썩었다는 말 인가하고 혼자 생각해 보았다. 대통령이 구속된 나라에서 썩지 않은 이들이 얼마나 되겠는가? 우리나라의 정치권 인사들이 이 책을 보고 책 속의 등장 인물중에서 자신은 누구와 닮았는지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다. 역사를 배경으로 한 너무나 재미난 이야기이지만 현실의 문제에도 빚데어볼 수 있는 사회 소설 같은 역사 소설과 행복한 시간 보낼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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