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에 하자
이광재 지음 / 다산책방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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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없는 나라"라는 정말 흥미로운 역사 소설로 제5회 혼불문학상을 수상한 이광재 작가의 신작 소설 "수요일에 하자"다산책방을 통해서 만나 본다. 전작과는 많은 다른 점들을 볼 수 있는 작품이다. 하지만 전작이 역사 속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들에게 이루지 못한 "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면 이 번 작품은 꿈을 이루지 못했지만 그 이루지 못한 꿈 언저리에서 삶을 영위하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을 만날 수 있다. 전작에서 [꿈을 꾸는자 앞에서 작은 안락함이란 실로 누더기가 아닌가] 라고 말하던 작가는 이 번 작품에서도 작은 안락함보다는 자신들이 이루지못 했던 "꿈"을 다시금 만들어 가는 주인공들의 삶을 통해서 우리들이 삶을 대하는 자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듯하다.


이야기의 기본 스토리는 음악을 함께하던 친구들이 그 꿈을 접고 각자의 길을 걸어가다가 다시금 그 꿈을 위해 함께 모여 다시 한번 힘차게 날개 짓 하며 각자의 삶을 뒤돌아본다는 이야기이다. 명성을 갖지 못한 언더그라운드의 밴드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이야기이다. 이야기 속 주인공들의 삶은 꿈을 이루지 못한 이들의 삶을 대변하고 있는 듯하다. 그 꿈이 음악이든 성공이든 꿈을 이루지 못하고 그저 그런 평범한 안락함 속에서 꿈을 접고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사회라는 큰 틀 안에서 일인자가 되어야 인정받는 모두가 낙오자가 되고만 현실을 보여주며 우리들의 삶 속의 진정한 행복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다.


주인공들의 이름은 사회 속에서 인정받지 못한 탓인지 모두가 가명을 쓴다. 과거의 자신과의 단절을 의도하듯 그들은 본명을 거부하고 가명으로 생을 산다. 하지만, 가명을 쓴다고 해서 끊어질 과거가 있을까? 끊고 싶다고 끊어지는 과거의 인연들이 있을까? 부질없는 몸부림을 각자의 악기를 통해서 음악 속에 묻어두려고 한다. 아마도 우리들도 묻어버리고 싶은 과거 속 아픔을 참아내며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주인공들은 과거를 부정하기보다는 지나온 날들 속에 묻어두었던 자신들의 꿈을 다시 한번 펼치기 위해 용기를 낸다. 자신들을 부정했던 사회를 향해 자신들의 꿈을 외쳐본다. 

이제 새로운 무언가를 시작하기보다는 지금까지 살아온 길을 수성하기 위해 번잡하게 살고 있는 40대의 나에게 이 책은 말한다. 그냥 수요일에 하자고. 그냥 잊고 살던, 묻고 살던 꿈을 수요일에 꺼내보라고 말하고 있다. 잊혀 갈 꿈을 위해 다시 한번 용기 내 보라 말하고 있는 듯하다. 그 꿈이 비록 이루어지지 않는데도 후회는 남지 않을 것이라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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