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모양처의 죽음 해미시 맥베스 순경 시리즈 4
M. C. 비턴 지음, 전행선 옮김 / 현대문학 / 2016년 10월
평점 :
절판


조용한 시골 마을을 산책하고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잔잔한 추리 소설을 만나 본다. 제목 '현모양처의 죽음' 을 보면 긴장감 넘치는 스릴러를 떠올릴지도 모르지만 내게는 재미난 시트콤을 보는 듯한 느낌으로 다가온 소설이다. 잔잔하게 전개되는 이야기 속에서 재미난 에피소드들이 가벼운 미소를 머금게 하는 묘한 매력을 가진 책이다. 하지만, 마냥 가벼운 미소만으로 볼 수 있는 가벼운 이야기는 아닌 듯하다. 흥미롭고 재미난 에피소드들을 따라가다 보면 제목에서 말하는 현모양처의 죽음이 단순한 가정주부의 살인 사건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진정한 의미의 현모양처란 어떤 의미인지 그리고 서로에게 힘이 되는 진정한 부부란 어떤 것인지 깊게 생각해 보는 시간을 주는 좋은 책이다.


이야기는 한적한 스코틀랜드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그곳의 순경 해미시 맥베스를 주인공으로 전개된다. 조용한 마을의 순경 해미시는 우리나라의 시골 동네 이장처럼 마을의 구석구석을 다니며 마을 사람들과 시간을 보낸다. 그런 한가로운 삶을 승진이나 성공보다 더 좋아하며 현재의 삶을 누구보다 더 행복하다고 말하는 주인공 해미시가 런던에서 이사 온 가정주부 트릭시의 죽음을 조사하면서 소설은 절정으로 치닫는다. 절정이라고는 하지만 흥미진진한 사건은 발생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트릭시의 등장으로 변해버린 마을의 평범한 가정주부들의 삶이 다시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을 흥미롭게 표현하고 있다. 트릭시의 등장으로 변했던 가정들이 트릭시의 죽음으로 제자리를 찾아가는 모습들을 지켜보는 재미도 이 책을 더욱더 매력적으로 만드는 요소인 듯하다.


간결하고 화려하지 않은 문장들로 거친 스코틀랜드의 자연을 매력적으로 묘사하고 있고 등장인물들의 심리묘사도 직접적으로 보여주고 있어서 한 편의 드라마를 본 듯한 느낌이다. 추리 소설이지만 주인공의 사랑 이야기를 꽤 많은 분량으로 보여주고 있어서 이어지는 시리즈가 너무나 기대된다. 프리실라와의 사랑이 꼭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건이나 트릭 위주의 추리소설은 아니지만 너무나 재미나고 흥미로웠다. 길어진 밤을 책임지기에 충분한 작품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