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 선 1 레드 라이징
피어스 브라운 지음, 이윤진 옮김 / 황금가지 / 2016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전편 레드 라이징을 처음 접하고 요즘 우리 사회와 너무나 비슷한 사회 구조라는 생각에 정말 흥미롭게 읽었었다. 금수저 흙 수저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퍼진 돈이 계급을 만든 우리 사회를 보는 듯해서 인지 씁쓸해하면서도 재미나게 보았던 기억이 난다. 먼 미래에 인류는 골드를 최상위 계급으로 하는 계급 구조를 가지고 그 계급 사회를 바탕으로 질서를 유지한다는 미명하에 하층 계급들을 착취하고 그들의 자유는 무시하는 너무나 끔찍한 사회를 이루고 있다. 그 계급 사회의 최하위 계급인 레드로 태어나 평생 광물을 캐야 할 운명을 살아가던 데로우는 너무나 사랑하던 아내 이오의 죽음으로 인간 본성의 기본인 자유를 생각하게 되고 짓밟힌 자신의 삶에 울부짖는다. 그렇게 이 이야기는 화성의 깊은 땅속에서 시작해서 화성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그리고, 전편은 제목처럼 레드였던 주인공 데로우가 골드 계급의 일원이 되면서 끝을 맺는다.


이제 우리 사회가 비선 실세라는 전대미문의 혼란 속에서 비틀거리고 있는 지금 후편 골든 선을 만나본다. 대통령의 주위에서 최상위 계급으로 군림하듯 사회 전방위에 걸쳐 악행을 저지른 이들의 이야기가 이야기 속 골드들의 악행들과 오버랩되는 건 너무나 슬픈 현실이다. 레드 라이징을 읽을 때까지만 해도 이렇게 와 닿지는 않았었지만 후편인 골든 선을 보면서는 한 손에 촛불을 들고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너무나 아픈 현실이 더욱더 이야기 속으로 몰입하게 해 준다. 진정한 자유와 평등을 꿈꾸는 대로우를 열심히 응원하며 이야기 속으로 빠져본다.


전편 레드 라이징에서 보여준 피어스 브라운의 풍부한 상상력과 뛰어난 구성을 골든 선을 통해 다시 한번 만난다. 후편 골든 선 에서는 전편에서 화성의 땅속 깊은 곳의 헬 다이버의 삶에서 혁명세력 아레스의 도움으로 골드 계급으로 다시 태어난 레드 계급 데로우가 골드로서의 삶을 살면서 혁명을 꿈꾸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혁명 세력 아레스의 일원으로 자신의 비밀을 간직한 체 사랑과 우정을 키워나가면서 자신을 믿고 자신을 사랑해주는 이들을 속여야 한다는 커다란 번뇌에 힘들어하는 주인공을 보면서 읽는 독자들도 많이 힘들었을 것이라고 느낀다. 그것이 사랑이든 우정이든 진정한 인간관계는 믿음을 바탕으로 해야 하는데 그 믿음이 없는 관계를 이어가야 한다는 것은 생각만으로도 벌써 지치는 듯하다. 


우주를 배경으로 미래의 세계에 있을 법한 무기들을 가지고 전쟁을 치르는 주인공과 친구들의 이야기 속에서 우리 정치를 보는 듯해서 흥미로웠다. 친구라 믿었던 이로부터 배신을 당하고, 다시 한번 믿고 동맹을 맺고, 다시 또 갈라서는 모습이 이합집산을 한없이 되풀이하는 우리 정치권의 모습과 너무나 닮아서 더욱더 재미나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물론, 작가의 뛰어난 상상력과 너무나 섬세한 심리묘사는 전편 레드 라이징에 이어 후편 골든 선에서도 독자들을 이야기 속으로 다시 한번 빠져들게 하기에 충분했다. 너무나 큰 이야기를 너무나 잘 보여주고 있어서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깊어진 가을밤을 보낼 수 있었다. 정말 흥미로운 우주 전쟁을 나와 같은 흙 수저 계급인 주인공 대로우와 함께 해서 행복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