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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온도는 몇 도일까요? - 그림 시집
정여민 시, 허구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6년 8월
평점 :
P.20. 봄이 찾아와도 산골 굴뚝에선
여전히 연기가 피어오르고
미처 오르지 못한 연기는
집 주위를 맴돌다 봄이 되어 버린다.
<산골의 봄> 중에서
이 책의 저자는 2003년생이다. 그러니까 열네살 소년이다. 그래서 솔직히 책을 열기전에는 소년의 순수함이 묻어나는 소박한 동시정도를 생각했다. 아무리 방송에 소개된 '문학 영재'라지만 많은 경험을 하지 못했을 저자의 연륜을 믿지 못했던 것이다. 하지만, 책장을 한장 한장 넘기면서 느낀 감흥은 소름 돋을만큼 깊은 울림이었다. 이게 정말 열네살 소년의 작품이 맞나 싶을 정도의 깊이 있는 성찰을 만나볼 수 있었다. 사물을 보면서 느끼는 감정을 잘 포장된 글로 표현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그 사물에서 느낀 감정을 자신만의 느낌으로 승화 시키는 돋보이는 문장들에 깜짝 깜짝 놀라기를 여러번 하면서 저자를 열네살 소년이 아닌 깊은 마음속 감정을 끄집어내서 적절하게 표현할 줄 아는 진정한 작가로 느끼게 되었다. 이제 저자는 내게 소년이 아닌 시인으로 기억될 것이다.
시인은 자연속에서 살면서 자그마한 도토리 하나까지도 놓치지 않고 시에 담는다. 그만큼 뛰어난 관찰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산에서 도토리를 만나면 얼마나 많이 모아야 도토리묵을 만들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하는 나와는 너무나 다른 깊은 성찰을 할 줄 아는 진정한 시인이다. 많은 교육보다는 많은 것을 경험하고 견문을 넓힐 수 있는 여행을 통해서 훌륭한 예술가로 성장해 가기를 바란다. 헤르만 헤쎄나 무라카미 하루키 같은 유명한 작가들도 많은 곳들을 여행하고 그 곳에서 힐링과 영감을 함께 받았다고들 한다. 정여민 시인도 학교라는 제도속에서의 교육도 중요하지만 많은 여행을 통해서 사람들의 가슴속에 영원히 남겨질 훌륭한 작가로의 성장을 기대해봅니다. 그리고, 아저씨 팬으로서 정여민 군을 멀리서 힘차게 응원하겠습니다.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