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어처리스트
제시 버튼 지음, 이진 옮김 / 비채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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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상상력은 실로 대단하다. 작은 사물에서 영감을 얻어 훌륭한 작품을 만들어내는 작가의 상상력에 다시 한번 감탄한다. 이 책의 작가 제시 버튼도 네덜란드에서의 휴가도중 국립박물관에서 만난 '미니어처 하우스'를 보고 이 작품을 상상하고 집필했다고 한다. 실물을 축소하여 정교하게 만든 미니어처들이 품고 있는 이야기를 상상하고 그 이야기들을 잘 짜맞추어 한 편의 흥미로운 소설을 만들어 낸것이다. 작은 사물들에서 만들어낸 이야기라고 보기에는 너무나 방대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정말 좋은 책이다.


여성의 진정한 행복은 무엇인가? 이 작품의 배경은 17세기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이다. 시골에서 자라 전형적인 근대 여성상을 교육받은 주인공 넬라는 어머니가 그랬듯이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좋은 아내로 좋은 엄마로 사는 것이 여자로서의 행복이라 여기며 암스테르담의 부자 상인인 요하네스와 혼인한다. 하진만, 암스테르담의 첫 날부터 그녀의 결혼 생활은 순탄하지 못하다. 여기에는 넬라와는 다른 생각을 가지고 미혼이지만 여성으로서 당당한 삶을 사는 시누이 마린이 한 몫을 한다. 현재에도 결혼과 사회생활속에서 힘들어하는 여성들이 많은데 하물며 17세기 유럽에서의 여성의 삶은 어떠했을까? 배경은 다르지만 작가는 넬라가 작품속에서 서서히 홀로 서가는 과정을 통해서 진정한 여성의 행복에 대해서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


사회의 소수자들을 바라보는 시선들. 이 작품속에는 피부색이 다른 이들에 대한 편견과 성소수자들에 대한 편견을 보여주고 있다. 도망과 죽음으로 남과의 다른 점을 맞이해야 했던 당시의 상황을 이야기하고 있다. 종교의 힘이 너무나 컸던 당시의 암울함이 인간들의 생각과 생활을 어떻게 지배하고 있는지 주인공의 집 흑인 하인 오토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미니어처리스트. 주인공 넬라는 남편인 요하네스에게서 결혼 선물로 미니어처 하우스를 받게 된다. 그 미니어처 하우스의 방들을 꾸미기위해 찾게된 미니어처리스트에게서 받게되는 미니어처들이 넬라의 주위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일들의 전조를 알리고 있다는 생각에 미니어처리스트를 찾아나서고 그 과정들 속에서 하나둘 밝혀지는 주인공 넬라의 남편과 시누이 그리고 그들 주위 인물들의 비밀들이 이야기를 끝까지 긴장속으로 몰아 넣는다.


오랜만에 500페이지가량의 장편소설을 하루에 다 보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책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 정말 너무나 흥미로운 이야기를 정말 색다른 소재를 이용해서 풀어가고 있었다. 또한 이국적인 배경도 이야기의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섬세한 표현을 통한 심리묘사나 배경묘사는 작품속에 들어가 17세기 암스테르담 운하를 걷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다가오는 가을 깜짝 놀랄 비밀들이 숨겨져 있는 '미니어처 하우스' 방문을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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