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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대통령의 모자
앙투안 로랭 지음, 양영란 옮김 / 열린책들 / 2016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어린 아이들이 어느 한 물건에 집착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장나감이 되었든, 인형이 되었든 아이는 잠들기 전까지 그 물건을 놓지 않는다. 아마도 아이는 그 물건에게서 마음의 안정과 자신감을 얻을 수 있기에 작은 물건에 엄청난 집착을 보이게 되는 것 같다. 행운의 부적처럼 어딜 가든지 함께 하려고 한다. 정말 귀여운 아이의 사랑이다. 어쩌면 우리들에게도 행운과 자신감을 주는 물건이 있다면 쉽게 버리지 못 할 것이다. 더욱이 그 물건이 한 나라의 최고의 자리에 있는 이의 물건이라면, 대통령의 모자라면 정말 버릴수 없을 것이다. 이 책은 프랑스의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의 모자가 주인공인 듯한 재미난 이야기다.
우연히 식당에서 대통령의 모자를 주운 다니엘은 승진을 하는 행운을 얻게 되고 그 행운이 왠지 모를 자신감을 주는 모자 덕이라 믿게 된다. 하지만 뜻하지 않게 모자를 분실하고 행운을 찾기위해 모자의 행방을 추적하게 되면서 이 흥미로운 이야기는 펼쳐진다. 유부남과의 오랜 불륜을 청산하고 작가로 훌륭하게 데뷔한 파니, 몇년간의 방황을 접고 신비로운 향수를 만들어낸 피에르, 그리고 안일한 삶에 안주하며 살다가 모자와 함께 진취적이고 도전적인 삶을 살면서 부와 명성을 함께 얻게 되는 베르나르. 이들 모두가 신비로운 모자와 함께 행운을 맛본다. 신비로운 모자를 잠시나마 가지고 있던 사람들은 모두들 잃었던 자신감을 회복하고 자신의 인생에서 다시 한번 주인공의 자리에 서게 된다. 그런 행운을 가져다주는 신비로운 모자라면 나 또한 가져보고 싶다.
이런 신비한 모자를 찾기위한 다니엘의 노력은 어린 아이들의 집착에 가깝게 느껴진다. 과연 다니엘의 집착은 행운의 모자를 찾게 해줄지, 신비로운 모자는 다니엘의 것이 될수 있을지..
이 책은 흥미로운 스토리 이외에도 프랑스의 맛난 요리를 만날 수 있어서 더욱 좋았다. 그림이나 사진이 없는데도 작가의 섬세한 묘사로 옆에서 함께 먹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신비로운 모자를 쓰고 훌륭한 프랑스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재미나면서도 맛난 책이다. 또, 실제 인물들과 가상의 인물들이 적절하게 섞여 있어서 읽는 동안 검색과 함께 한다면 많은 미술 작품들과 현대 미술가들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너무나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올 여름 꼭 한번 만나보길 강추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