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살아남은 여름 1854 - 런던을 집어삼킨 죽음의 그림자, 살아남을 시간은 단 나흘 ㅣ 튼튼한 나무 13
데보라 홉킨슨 지음, 길상효 옮김 / 씨드북(주) / 2016년 6월
평점 :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6/0709/pimg_7904701911450866.png)
이 이야기는 1854년 영국의 런던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사건을 배경으로 쓴 역사소설이라 할 수 있다. 1854년 창궐한 전염병 콜레라로 많은 사람들이 가족이나 친구들을 잃었던 가슴 아픈 사실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 책을 쓴 작가는 우연히 읽게된 책 [ The Ghost Map ]에서 존 스노 박사와 화이트헤드 목사의 헌신적인 노력을 접하고 이 이야기를 창작했다고 밝히고 있다. 많은 역사소설들이 그렇듯이 이 책도 사실과 허구가 혼재하고 있다. 하지만, 이야기 전개는 혼란스럽지 않고 너무나 흥미롭게 펼쳐진다.
이야기는 뱀장어라 불리는 작은 소년의 일상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소년을 둘러싼 작은 사건들이 이야기를 주도해 나간다. 어려서 부모님을 모두 잃고 못된 양아버지에 의해 구걸과 도둑질을 해야 했던 소년은 지켜야할 어린 동생과 함께 탈출해서 넝마주의로 힘겨운 삶을 이어간다. 자신은 굶주리면서도 어린 동생은 하숙을 시킨다. 물론 학교도 보낸다. 공장에서 일하고, 템즈강 바닥에서 쇠붙이등을 모으는 넝마주의로 살면서 동생은 양아버지의 추적을 피해 안전하게 키우려고 노력하는 주인공 뱀장어. 우리 아이들이 소년을 보면서 강한 자립심과 사랑을 배울 수 있었으면 하고 바란다.
이야기는 주인공 소년의 불행과 맞물려 찾아온 콜레라로 숨가쁘게 전개된다. 소년의 눈앞에서 사랑했던 많은 이들이 죽어가고 그런 죽음을 막아보려는 소년의 노력이 스노 박사를 만나면서 꽃을 피우게 된다. 결국 콜레라의 원인이 나쁜 공기가 아니라 오염된 물이라는 것을 밝혀내게 되는 것이다. 그 과정이 너무나 흥미롭고 재미나게 이어져서 누가 이 책을 읽더라도 중간에 책을 손에서 놓는 일은 없을 것이다. 역사적 사실속에 자연스레 녹아든 소년의 활약은 아이들의 눈을 책에 고정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부분은 역사적 사건의 실제 주인공인 존 스노 박사가 소년에게 사건을 과학적으로 접근하는 방법과 과학 연구의 증거를 찾는 방법등을 가르쳐 주는 부분이다. 이 부분에서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과학 소설의 면모도 보이게 된다. 물론, 박사가 연구 방법들을 가르쳐주는 것도 좋았지만 그 방법들을 가르치는 방법이 더욱 좋았다. 소년에게 직접 생각하게 하고 소년이 답을 할 시간을 주고 기다려 준다. 이 부분은 우리 어른들이 읽고 반성해야 할 부분이기도 한것 같다. 우리 아이들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고 질문에 대한 답을 기다리고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된다.
새로운 역사를 알 수 있게 해 주는 역사 소설이면서 과학적인 접근 방법도 배울 수 있는 정말 좋은 책을 다가오는 여름 방학에 꼭 한번 아이의 손에 전해주기를 권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