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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겁게 살자, 고민하지 말고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6년 6월
평점 :
품절
일본의 3대 여류 작가중 한 명으로 불리는 에쿠니 가오리 의 작품을 만나 본다. 평범한 가정에서 자란 세 자매의 이야기를 담은 소담 에서 나온 즐겁게 살자, 고민하지 말고 이다. 한국에 많은 독자를 팬으로 가지고 있는 작가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아름다운 문장으로 세 자매의 사랑을 이야기한다. 세 자매의 사랑을 그녀들의 삶, 연애, 결혼속에서 보여주고 있다. 일본의 NHK에서 "그, 남편, 남자친구"라는 제목의 드라마로 방영되었던 작품이라고 한다. 작품속 주인공들은 세 자매인데 드라마 제목은 왜 남자들의 호칭들로 만들어 졌을까?
작품의 제목 즐겁게 살자는 이누야마 집안의 가훈이다. 즐겁고 행복했던 가정은 아버지의 외도로 부모가 이혼을 하고 세 자매가 각자의 삶을 각자의 집에서 살아가면서 다섯명의 가족은 각자가 되어 산다. 가끔 막내 이쿠코의 주도로 아버지와도 만남을 가지며 그저 평범하게 산다. 하지만, 세 자매의 삶이 평범하다고 느낄 독자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가정 폭력에 얼룩진 결혼 생활을 무조건 참고 있는 첫째 아사코, 당당한 커리어우먼이지만 애인이 있지만, 그 아닌 다른 남자와의 성관계도 문제될게 없다고 느끼는 둘째 하루코, 너무나 쉽게 많은 남자들과 관계를 맺고 ,결혼한 첫 사랑과의 관계도 끈지 않는 셋째 이쿠코 까지 무언가 어색한 그녀들의 사랑이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한다.
P26. 빛. 컵에 담긴 물 너머로 보는 겨울 햇살은 세상 일이 어떻게 되든 상관없어질 만큼 아름답다
아사코 분석심리학자 구스타프 융은 모든 신부는 결혼식 날에 죽는다 라고 말했다고 한다. 여성은 결혼과 동시에 기존의 자아는 버려지고, 아내로서 어머니로서의 자아가 다시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그런 또 다른 자아의 결여가 아사코의 즐거운 삶을, 존중받아야하는 인간적인 삶을 가로 막고 있는 듯 하다. 사랑으로 만들어가야 할 자아가 폭력으로 망가진 것같다. 그런 약하던 아사코가 자아를 찾아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힘찬 응원을 보내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P259. 뒤로 미룬다고 현실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P270. 상실감은 그저 여기에 '있을' 뿐이지, 그것에 얽매이거나 빠질 필요는 없다.
하루코 사랑의 가장 기본은 나를 사랑하는 것이라고 한다. 즉 자아를 찾고 존중하며 사는 것이다. 하지만, 자아가 너무 강하다면 진정한 사랑을 알 수 없을 것 같다. 세 자매중 가장 자아가 확실한 둘째는 성공한 커리어우먼으로 애인과 함께 산다. 어찌보면 세자매중 가장 평범하고 즐겁게 살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너무나 강한 자아는 타인을 배려하는 것에 서툴고 자기 위주의 생각에 사로잡혀 옆에 있는 애인의 마음은 무시해 버린다. 행동의 의한 폭력 못지 않은 상처를 주고 마는 것이다.
P283. "연애는 감정으로 시작되는 건지도 모르지만, 의지 없이는 계속할 수 없어"
P326. "그래도 의지에 동기를 부여하는 것은 연애밖에 있을 수 없다는 걸, 이쿠코도 알게 되겠지"
이쿠코 자아를 형성해 가야할 학창 시절 잘못된 생각으로 남녀간의 관계를 정의해 버리고는 성인 되어서도 진정한 사랑을 알지 못하고 그저 가벼운 만남으로 육체적 관계만을 이어간다. 개인적으로 가장 안타까운 여성이다. 그런 그녀에게 자아를 함께 찾아줄 이가 나타나 줄지 너무나 가슴 졸이며 책장을 넘긴다. 자아를 찾고 사랑을 알아가는 이쿠코를 만날 수 있을까?
이 작품을 통해서 세 자매가 다른 누구도 아닌 "나" 로서 자아를 찾고, 즐겁게 살아갈 수 있을지 지켜보며 응원해보시는 것도 즐거울 것이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