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언제나 바보 늙은이였던 건 아니야
알렉상드르 페라가 지음, 이안 옮김 / 열림원 / 2016년 6월
평점 :
절판


요사이 노인들을 주인공으로 하는 소설들이 많이 출판되어지고 있다. 전 세계적인 고령화 시대에 발맞춘 작가들의 의식 변환일지도 모르겠다. 언제나 꽃다운 청춘들만이 주인공이 될 필요는 없는 것이다. 인생의 출발점에서 멀어진 노인들의 이야기를 다룬 책들을 조금 접해보았지만 프랑스 작가의 소설은 처음이다. 프랑스 지성들의 노인들에 대한 생각은 어떨까? 물론 한권의 책 만으로, 또 한명의 작가의 생각만으로 유추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지만 그래도 프랑스에서의 노인의 위치등을 엿볼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은 프랑스 작가 알렉상드르 페라가 가 오랜 시간 요양원에서 직접 봉사하고 인터뷰한 내용을 바탕으로 쓰여진 소설이라고 한다.


이 소설 전개는 요양원에서 즐겁게 살아가려는 레옹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현재 부분과 일흔이 넘은 노인 레옹이 회상하는 과거 부분으로 나뉘어 전개된다. 요양원의 생활을 다루고 있는 현재 분에서는 주인공과 함께 재미난 일들을 벌이는 잭과 로제를 통해 주인공 레옹 파네크의 심리를 보여주고 있는 듯하다. 중간 중간 등장하는 프랑스식 유머들에 당황스럽기는 하지만 현재 부분은 웃음을 준다. 이제는 얼마 남지 않은 삶을 재미나게 살아야 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열심히 즐기는 세 노인들이 멋지게 보인다. 그리고, 다른 한 갈래길은 주인공 레옹의 과거 속으로 향하고 있다. 그 곳에서 난 레옹의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통해 우리들의 아버지를 볼 수 있었다. 전쟁을 겪은 레옹의 할아버지처럼  일제 강점기와 한국 전쟁을 겪으신 우리들의 할아버지,그리고, 몸이 약한 레옹을 위해 전시중에 반역적인 노동으로 돈을 번 주인공 레옹의 아버지.  그리고, 자식들의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시고 쓸쓸한 노후를 맞이하고 계시는 이 땅의 모든 아버지들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쓸쓸한 뒷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 언젠가는 나의 뒷 모습이 될 그 뒷모습을 본다.


이야기는 숨막히는 긴장감도 , 가슴 철렁하는 반전도 없이 자연스럽고 부드럽게 펼쳐져 간다. 과거속의 레옹이나 현재의 레옹이나 별 무리 없이 표현되어있다. 카뮈부인과의 관계가 조금은 흥미롭게 전개되어지는데 어떤 일이 펼쳐질지는 직접 만나보는게 좋을것 같다. 일흔살이 넘은 레옹과 카뮈 부인에게 무슨일이 벌어 질까? 가볍게 읽기에 좋은 책 인 하지만 지금도 아버지의 뒷 모습이 보이는듯 해서 가슴이 먹먹해지는 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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