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의 바다
김재희 지음 / 다산책방 / 2016년 5월
평점 :
절판


 

2012년 역사 미스터리 [경성탐정 이상]으로 한국추리문학대상을 수상한 소설가 김재희의 장편 소설을 만나본다. 추리 소설과 역사 소설을 너무나 좋아하는데 그 두 장르를 조화롭게 역어 만들어낸 작품을 쓴 작가의 신작 스릴러라는 설레임으로 [봄날의 바다] 를 접해본다. 아마도 봄날 제주도를 배경으로하는 스릴러라는 출판사 다산북스의 설명이 없었더라면 [봄날의 바다]라는 제목만으로는 서정적인 작품을 떠오르게 된다. 요즘 서점에 선보이는 스릴러들의 강렬한 제목들과는 어딘지 모를 차이를 보이고 있는 듯 하다. 그렇듯 이 작품은 강렬한 느낌의 스릴러라기보다는 섬세한 심리묘사가 돗보이는 작품이다.

 

믿음..우리가 살면서 가장 커다란 버팀목이 되주는 이들은 아마도 가족일 것이다. 그런 가족의 잘못을 받아들이기란 너무나도 어려울것이다. 이 소설은 어릴적 자신이 돌봐야만 했던, 그래서 귀찮게만 여기던 동생이 우연히 살인 사건에 연루되면서 한 가족이 격게되는 아픔과 시련을 바탕으로 한다. 동생에대한 믿음과 자기가 만들어낸 믿음속에서 10년을 괴롭게 살아온 주인공 희영이 그 잘못된 믿음을 올바로받아들이는 과정을 정말 섬세한 심리묘사로 표현하고 있는 훌륭한 작품이다.


10년전 구치소에서 자살한 동생을 지켜주지못한 죄책감과 잘못된 기억을 안고 다시 같은 장소에서 비슷한 사건이 발생한 제주도의 봄 바다를 찾은 희영에게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솔직히 범인을 조금 일찍 추리할 수 있었고 그 범인으로 마무리 지어져서 반전을 느낄수 없었다는 아쉬움이 있다. 하지만, 스릴러라기보다는 범죄를 둘러싼 가해자와 피해자 당사자들뿐만이 아니라 주위의 가족과 사건에 관련된 이들의 심리와 환경의 변화에서 오는 아픔과 고통을 너무나 잘 표현하고 있는 훌륭한 심리 소설 같았다.각자의 아픔속에서, 치유하지 못한 마음으로 살아가야하는 이들의 아픔을 진정으로 위로해줄수 있는 그런 화창한 봄날의 바다 풍경같은 작품이다.

 

아름다운 섬 제주도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이라서 더 비극적으로 다가올지도 모를 소재를 다루고 있다. 단테의 신곡의 천상부분에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글귀가 나온다. 밝음 속에서 눈 부심이 심한 까닭은 마음속의 어둠이 깊기 때문이다라는 말이 나온다. 마음속에 어둠이 깊으면 깊을수록 밝은 빛에 눈부심을 더 느낀다는 것이다. 이 작품속 주인공들의 마음속 어둠이 자기 자신들을 가두고 밝음으로 나오지 못하게 하고 있는듯하다. 잘못 기억된 어둠의 그림자를 빨리 밝은 빛속에 꺼내 놓을수 있다면 마음속 상처를 조금은 더 빨리 치유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런 밝은 빛을 섬세하게 잘 표현한 작품 [봄날의 바다]를 만날수 있어서 즐거운 시간이었고, 아픈 상처를 가진 이들의 마음을 치유해주고 싶어하는 작가의 따뜻한 마음을 느낄수 있어서 행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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