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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에 잊힌 사람들
발레리 페랭 지음, 장소미 옮김 / 엘리 / 2026년 5월
평점 :

"엘리로부터 가제본을 제공받았습니다."
프랑스에만 100만 명이 넘는 독자를 확보한 소설가이자 시나리오 작가인 발레리 페랭의 장편소설《일요일에 잊힌 사람들》을 가제본으로 만나보았다. 이 장편 소설을 끌고 가는 주인공은 프랑스 교외의 요양원에 근무하는 요양보호사 쥐스틴이다. 힘들고 지칠 때면 만취하거나 색스를 즐기는 21살 젊은이. 그녀는 어려서 교통사고로 부모님을 잃고 그의 사촌 쥘과함께 조부모 손에 자랐다. 그래서인지 노인들과의 만남이 어색하지 않았고 자신의 일에 만족하며 사촌 쥘을 위해 대학 학비를 마련 중인 너무나 훌륭한 젊은이이다. 그런 젊은이가 '파란 노트'에 정리하고 있는 이야기는 무엇일까? 그 이야기가 이 소설의 큰 흐름이다. 그 흐름의 주인공은 엘렌이다.
제목에서 받은 첫인상은 외로움과 아쉬움 그 어디쯤이다. 찾아오지 않는 이들 그리고 찾아올 사람이 없는 이들. 그들이 만들어놓은 서사에 젊은 요양보호사가 따뜻함을 더하는 이야기인 줄 알았다. 예상대로 어느 정도 전개된 이야기는 전쟁이 준 아픈 눈물과 젊은 요양보호사의 가슴 뛰는 사랑으로 나누어 흐른다. 두 갈래 흐름만으로도 즐거운데 미스터리라는 또 다른 흐름을 추가해 결이 다른 즐거움을 맛보게 한다. 익명의 전화가 일요일에 잊혔던 노인들에게도 가족을 선물한 것이다.

누구의 장난인지는 몰라도 병원 측은 정말 곤란한 상황에 처한다. 한두 번이면 장난이겠지만 계속 이어진다면 사건사고다. 잔잔하게 흐르던 쥐스틴의 일상이 파란 노트의 이야기처럼 조금씩 출렁이기 시작한다. 장난 전화는 일도 아니다. 전쟁으로 헤어진 연인은 너무나 오랜만에 다시 만난다. 교통사고인 줄 알았던 쥐스틴과 쥘의 부모의 죽음에도 너무나 큰 비밀이 숨겨있다. 도덕이라는 선로를 벗어난 사랑이 만들어낸 비극을, 너무나 가슴 아픈 진실을 대하는 여인들의 모습이 흥미롭다. 그들의 모습에서 또 다른 사랑의 모습을 본다. 누군가를 지키기 위한 사랑.
출렁이던 이야기의 흐름을 차분하게 진정시킨 것도 사랑이다. 세대를 건너뛴 사랑. 이해와 공감이 이야기를 따뜻하게 만들고 그 따스함은 남겨진 이들을 사랑으로 안내한다. 《일요일에 잊힌 사람들》에는 지난 사랑의 아픔을 치유할 배려가 있고, 새로운 사랑을 응원해 줄 멋진 응원이 있다. 따스한 이야기 속에 숨은 대반전이 단번에 결말을 보게 만드는 책이다. '이-름-이-뭐-였-더-라'가 만들어내는 밝은 에너지를 꼭 만나보길 바란다.
나는 향수에 젖는다. 아직 겪지 않은 것에 대한 향수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