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카 새소설 23
강지구 지음 / 자음과모음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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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음과모음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제8회 자음과모음 경장편소설상 수상작 인디카를 만나보았다. 한국문학의 참신한 작가들의 시선을 담은 자음과모음의 소설 시리즈'뉴어덜트 새소설'의 스물세 번째 작품《인디카》는 서울예술대학교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탭 댄서로 활동 중인 강지구 작가의 첫 장편소설이다. 소설의 첫 느낌은 '낯섦'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주인공 태일의 평범한 일상이 이어지지만 너무나 낯설다. 평범한 일상이 낯설게 느껴지는 까닭은 무엇일까?


p.52. 누구에게도 연락하지 않고, 연락 오지 않은 것에 안도했다. 그럼에도 그리움은 눈치 보는 개처럼 주위를 맴돈다.


낯설게 느낀 가장 큰 까닭은 처음 접해보는 서술 방식인듯하다. 감정을 뒤흔드는 커다란 사건도, 갈등도 등장하지 않는다. 그러니 가슴 조이는 절정이나 기대되는 결말도 없다. 높낮이 없이 평탄한 길을 걸어가는 느낌이다. 태일이 걷는 평탄한 길을 따라 걷는데 힘들고 지치는 까닭은 무엇일까? 뉴욕, 토론토, 런던 그리고 스톡홀름이라는 도시 속에서 탭 댄서 태일은 걷고 춤춘다. 돈이 떨어지면 아르바이트도 하면서 하루를 버틴다. 오늘도 삶을 생각하며 춤춘다.


p.108. 결의는 거울과 같아서 금이 가거나 부서질 경우에 비친 내 모습을 흉하게 만든다.


태일이 걷는 길에서 많은 지명들을, 현실을 스쳐가지만 태일의 발길은 이상을 향한다. 팍팍한 삶 속에서 자본주의가 만들어놓은 불안을 안고 살아가는 이들의 흔들리는 모습을 탭댄스로 그리고 있는 듯하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면서 오늘을 사는 태일은 깊은 인연을 만들지 않는다. 흩어지는 마리화나 연기처럼 가볍게 하지만 무심하지 않게 타인을 대한다. 다양한 피부색의 많은 나라의 사람들을 만나지만 그들에 대한 특별한 감정도 보이지 않는다.


p.208. 나는 오아시스를 보았지만 그곳엔 사막도 같이 있었다.


그저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자신이 찾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무언가를 찾고 있다. 그렇게 스톡홀름이라는 종착지에 도달한다. 그런데 정말 이곳이 태일의 마지막 여정일까? 삶은 특별한 무언가 없이 천천히 죽음을 향해 흐른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게 삶을 이어간다. 태일의 삶도 특별하지 않게 그렇게 흘러가고 있다. 그런데 특별하지 않은, 평범한 시간을 이어간다고 흔들리는 불안이 존재하지 않을까? 태일은 매일 조금씩 불안 속을 걷고 있다. 불안을 벗어날 수 있는 탈출구는 어디에 있을까? 탈출구를 찾기 위한 태일의 최소한의 몸짓이 춤인지도 모르겠다. 태일의 춤이 던지는 묵직한 울림을 만나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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