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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촌 건축 기행 - 익숙한 도시의 낯선 표정을 발견하는 시간
천경환 지음 / 디자인하우스 / 2026년 3월
평점 :

"디자인하우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건축은 공간空間에 대한 이야기이다. 공간을 더하고 빼서 아름다움을 만들어낸다. 거기에 건축은 실용성도 갖추어야 한다. 실용성과 아름다움의 조화를 만들어내는 건축은 시대적, 장소적 배경에 따라 색다른 이야기를 전해준다. 북촌 한옥 마을이 특별한 까닭이다. 골목길 위로는 높은 빌딩 숲의 적막함 보이지만 골목길 안으로는 조선 시대의 야트막한 포근함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북촌 건축 기행》에는 북촌의 한옥마을도 보이고, 현대미술관도 보인다. 현재와 과거를 함께 느낄 수 있는 북촌을 너무나 잘 그리고 있다.

저자 건축가 천경환은 북촌이라는 지리적 위치에도, 한옥이라는 전통 건축양식에도 특별한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보이는 만큼 알게 된다고 북촌에 자신의 사무실을 차린 후에 출퇴근길에서 북촌의 매력과 마주하게 된다. 그렇게 북촌 일대의 의미 있는 건축물을 소개하는 ‘여행 가이드’로 활동하기에 이른다. 자신이 느낀 북촌의 매력을 다른 이들과 공유하고 싶다는 바람이 저자를 북촌 골목길 위에 서게 했다. 그리고 말로 다하지 못한 이야기를 많은 사진 자료들과 함께 글로 담은 것이 《북촌 건축 기행》이다.

건축 전문가의 눈에, 마음에 들어온 선택된 북촌은 어떤 모습일까? 책의 전체적인 흐름은 여행 가이드가 안내해 주는 A, B, C 코스를 따른다. 각 코스에 포함된 이야기는 책을 열면 보이는, 시작을 알리는 지도에 잘 표현되어 있다. 총 3개 챕터로 구성된 북촌 건축 이야기의 시작은 창덕궁과 관람 지원센터이다. 그곳을 찾을 때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던 관람 지원센터. 돈화문 옆 햄버거 집에서의 기억은 있지만 관람 지원센터의 모습은 흐릿하다. 그런 흐릿한 기억을 다시 떠올리게 하는 책이다. 한 번쯤 찾아보았을 북촌 골목길의 기억을 추억으로 만들어주는 에세이이다.

건축에 대한 전문적인 이야기도 북촌 골목길의 감성에 빠져 부드럽고 편안하게 들리게 하는 다양하고 풍부한 북촌의 공간을 이야기한다. 북촌의 공간은 높은 빌딩과 야트막한 한옥이 공존하며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는 곳이다. 저자는 그중에서도 어제와 오늘을, 현재와 역사를 함께 느낄 수 있는 다양한 포인트를 소개한다. 건축사무소 ‘공간’의 신구新舊 사옥 이야기는 건축가가 들려주는 공간 이야기의 정수精髓를 보여주고 있다. 한옥카페 ‘어니언’의 사진에 보이는 너무나 익숙한 건물은 현재와 과거를 한눈에 그린 듯하다. 책에 담긴 북촌의 포인트들은 대부분 그렇게 현재와 과거를, 역사와 내일을 함께 그리고 있다.

북촌이라는 공간이 가지는 상징적인 이미지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여행 가이드를 선물받았다. 다시 북촌을 찾을 때는 꼭 《북촌 건축 기행》과 함께할 것이다. 아마도 북촌 골목길을 조금 더 편안하게, 친근하게 돌아다닐 수 있을 것 같다. 북촌 골목길 여행이 공간에 대한 이해로 이어지는 재미난 책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이 품은 빨간 벽돌 건물의 정체는 무엇일까? 왜 건축가는 그 건물을 그대로 살린 체 전시공간을 설계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