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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프네를 죽여줘
플로랑스 멘데즈 지음, 임명주 옮김 / 반타 / 2025년 12월
평점 :

"반타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사회활동가로 활동하고 있는 코미디언이자 작가인 플로랑스 멘데즈의 제목부터 시선을 끄는 흥미로운 소설《다프네를 죽여줘》를 만나보았다. '경고'문구로 시작하는 소설은 처음이다. '이 책에는 거의 모든 형태의 폭력이 등장합니다.' 정말 그렇다. 다양한 형태의 많은 폭력이 불편할지도 모르겠다. 또, 폭력만큼이나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다양한 모습의 사회문제도 등장한다. 다프네가 죽음을 선택한 연유도 폭력과 사회문제에 기인한 것인지도 모른다. 단순히 우울증 문제가 아닐지도 모른다.
p.40. 드디어 내 삶의 의미를 찾았다. 삶을 끝내는 것이 내가 사는 의미다.
이야기를 끌고 가는 인물들부터 사회문제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너무나 힘겨운 인생을 자살로 마감하려고 하는 다프네, 뜻하지 않게 다크웹 킬러 조직에 가입하게 된 마르탱 그리고 의사 면허를 잃고 심리상담사를 하고 있는 모나. 정말 순탄치 않은 인생을 살고 있는 세 사람의 공통점이 있다면 '소외'다. 사회로부터 소외된 사람들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을 이들이 보여주고 있다. 거기에 동료 여자 경찰을 추행해 정직 중인 형사 제랄드의 등장은 색다른 등장인물들의 이력을 완성한다.
p.71. 나는 죽음을 구원이라 여겼고 숭배하기까지 했다.
이야기는 자살을 청부한 다프네를 옆에 두고 다른 사람을 철로로 밀어버린 초보 킬러의 실수부터 빠르게 전개된다. 다프네가 자살을 선택하게 된 과정을 그리던 이야기는 초보 킬러의 엉뚱한 실수와 함께 범죄 스릴러의 면모를 갖춰간다. 다프네는 죽음에 확신을 갖지 못하고 마르탱은 잔인한 킬러보다는 유머러스한 코미디언이 더 어울릴듯하다. 이 둘은 죽음을 완성할 수 있을까?

자신들의 상황을 정신과 의사였던 모나에게 털어놓으면 도움을 청한다. 그런데 모나가 누굴 도울 형편이 아니다. 모나 역시 죽음을 앞두고 있는 처지다. 세 사람이 만들어내는 에피소드는 소외에서 함께로, 나에서 우리로 이어지는 시간을 그리고 있다. 킬러 조직은 그들의 앞을 가로막다. 블랙 코미디가 끌고 범죄 스릴러가 밀던 이야기는 킬러 조직의 실체가 드러나는 커다란 반전과 함께 결말을 맺는다.
p.74. 하지만 불행에 너무 익숙해진 사람은 불행하지 않으면 불안해진다. 불행은 그렇게 끔찍한 것이다.
에필로그로 많은 이야기를 마무리하는 《다프네를 죽여줘》는 죽음을 이야기하면서 삶을 보여주고 있다. 극한으로 몰렸을 때의 감정, 살아있는 날것의 감정, 살면서 아직은 한 번도 느끼지 못했던 감정을 맛볼 수 있게 해주는 깊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