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의 문장들 - 흔들리는 이들에게 보내는 다정하지만 단단한 말들
박산호 지음 / 샘터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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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가끔 아이에게 미안할 때가 있다. 부모로서, 어른으로서 내가 한 행동이나 말이 부끄러울때가 있다. 그래서 번역가이자 소설가, 에세이스트 박산호의 이야기에 더욱더 공감하며 빠져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어른의 문장들은 저자의 7년전 작품을 다듬은 개정판이다. 같은 연배여서 그랬을까? 저자가 대학 생활, 사회 생활에서 느꼈던 감정과 살아온 일상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그땐 그랬다. 그리고 '내가 해봐서 아는데(been there, done that)가 지배하던 시대였다. 그런 어른들을 '꼰대'라고 부르지도 못하던 때가 있었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그때를 이야기하며 '어른'에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때로는 자신이 읽은 책에서 '어른'을 끄집어내고, 때로는 자신이 만났던 사람들을 통해서 '어른'을 대면하게 한다. 그런데 어른이라고 쓰고 있지만 이 책에서 어른은 삶의 자세, 태도를 뜻하는 듯하다. 어른에대한 관념적인 해석보다는 삶을 대하는 우리들의 자세를 이야기하고 있는 듯하다. 저자의 의도가 무엇이든 이 책은 훌륭하다. 삶을 또 나를 돌아볼 여유를 생각하게 만드는 매력적인 책이다.


치열하게 보낸 이십대의 나와 삼십대의 나를 차분하게 생각하게 하는 50대 작가의 에세이어른의 문장들은 다섯개의 장으로 구성되어있다. 하지만 순서에 상관없이 어떤 페이지를 열어도 열정적인 삶의 흔적을 만날 수 있고 또 지혜로운 삶의 자세, 어른을 만날 수 있어 좋았다. 사전적인, 사회 관념적인 어른은 이 책에서 루저로 등장한다. 변화하는 세상의 흐름에 올라탈 수 있는 어른이 등장한다. 삶을 정면에서 맞설때와 선택을 포기할 때를 알 수 있는 지혜를 가진 어른이 등장한다.


p.11.그런 시간을 거치며 어른이란 고정되고 완성된 하나의 이상적인 존재가 아니라, 끊임없이 배우고 각성하고 성찰하며 만들어지는 가변적인 존재란 생각도 하게 됐다.


삶을 대하는 자세, 태도를 느끼고 싶다면, 어른이 되는 과정을 느끼고 싶다면 이 책을 만나보길 바란다. 모두가 처한 상황이 다르니 이 책을 통해서 배우고 알 수 있는 것은 한정적일 것이다. 하지만 삶을 진심으로 대하는 태도나 자세를 느껴보기에는 충분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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