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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의 시간 - 인간의 손끝이 우주를 새겨온 이야기
레베카 스트러더스 지음, 김희정 옮김 / 생각의힘 / 2025년 4월
평점 :

"생각의힘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영국의 시계 제작자이자 역사학자인 레베카 스트러더스가 들려주는 '시계'와 '시간'의 역사 이야기를 만나보았다. 《시계의 시간 HANDS OF TIME》에는 인간과 시간 사이의 관계를 반영하고 발전시키는 역할을 하는 '시계'의 시작부터 인류가 처음으로 '시간'이라는 개념을 갖게 된 이야기까지 시계와 시간에 대한 역사를 재미나게 보여주고 있다. 시계 제작자의 눈으로 바라본 시계와 시간의 역사를 다룬 책이다.

'시계 clock'의 어원은 중세 라틴어 'clocca'와 불어 'cloche'이다. 두 단어 모두 '종'을 뜻하는 단어로 교회의 종 탑 시계와 시계의 관계를 엿볼 수 있을 듯하다. 해시계, 물시계 그리고 손목시계까지 이어지는 시계 제작 역사의 시작은 어디일까? 기계화된 세상에서 수작업으로 시계를 만든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시계에 대한 애정을 고스란히 담은 《시계의 시간》의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시계 제작 역사를 들려주면서 보여주는 다양한 부속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작은 부속 하나하나를 직접 가공하고 조립하는 장인들의 경이로운 모습을 담고 있어 더욱 아름답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휴대용 시계 이야기도, 스프링을 동력원으로 하는 시계 중 현존하는 가장 오랜 시계 이야기도 만날 수 있다. 또, '시계의 모나리자'라 불리는 시계도 만나볼 수 있고, 비극적인 남극 탐험으로 알려진 탐험가 스콧의 시계도 만나볼 수 있다. 시계 제작 분야에서 가장 존경받고 있다는 아브라함-루이 브레게의 이야기도 접할 수 있는데 이 인물의 이야기는 마치 전설처럼 느껴진다. 시계 제작을 완전히 익히기 위해서 필요하다는 과학적 이론, 수작업 기술, 디자인 재능까지 모두 가지고 있었다는 브레게의 시계는 어떤 모습일까?

p.342. 우리 모두는 시간의 순간들과 그 시간을 동반하는 기억들로 삶을 측정한다.
시계 제작이라는 낯선 분야의 모든 것을 알게 해준 소중한 책이다. 수작업으로 만든 시계의 가치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듯하다. 그런 가치를 창작하는 예술적 기질과 함께 시계 제작을 처음 접하는 이들을 위해 '그림'해설과 '용어 정리'를 보여주는 친절함도 가진 저자를 응원하게 된다. 3D 프린팅 기술이 있는데 수작업으로 작은 부속들을 직접 만든다는 게 너무나 대단한 것 같다. 저자의 대단한 열정을 만나보고 싶다면 주저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