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나의 우리 사람 열린책들 세계문학 294
그레이엄 그린 지음, 최용준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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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나의 우리 사람》제목부터 어떤 이야기가 담겨있을지 티를 팍팍 내는 흥미로운 소설을 만나보았다. 영국 정보원으로 활약했던 이력을 가진 작가 그레이엄 그린은 열아홉 살 때 공산당에 가입한 이력도 가진 흥미로운 인물이다. 그런데 공산당에 가입한 이유가 너무나 황당하다. 공짜 해외여행을 바랐지만 들통나자 공산당도 탈퇴했다고 하니 정말 재미난 사람인듯하다. 그런 재미와 흥미를 가진 작가가 풀어낸 첩보 소설이니 이 책의 재미는 당연한듯하다. 그런 까닭으로 이 소설은 출간 일주일 만에 영화로 제작되었다고 한다.


《아바나의 우리 사람》의 배경은 쿠바 혁명 전 너무나 어수선했던 아바나이다. 주인공은 마흔다섯 살의 영국인 워몰드이다. 아바나에서 진공청소기를 파는 작은 가게를 운영하며 이혼 후 열일곱 살 딸 밀리와 함께 살고 있다. 그저 평범한 삶에 균열을 가져온 것은 너무나 아름답지만 그만큼 사치스러운 딸이 말을 원하면서부터다. 그렇게 큰돈이 있을 리 없는 아빠에게 말을 사고 싶다고 조르는 정말 철없는 딸 덕분에 아버지 워몰드는 영국의 비밀 요원이 된다.


영국 정보부 직원 호손의 제안을 받아들여 '우리 사람'이 된 워몰드는 영국 비밀 정보부의 카리브해 요원으로서 충실히 임무를 수행한다. 물론 자신만의 방법으로. 워몰드의 첩보 수집은 그가 포섭한 정보원들을 통해서 비밀리에 이뤄진다. 정말 비밀스럽게 정보원들의 신상은 물론 접촉 방법도 워몰드 자신만 안다. 활동 자금을 많이 받아낼 욕심으로 워몰드는 팩트를 적어야 할 보고서에 허구로 가득한 소설을 적어보낸다. 그의 정보원은 모두 가상인물이다. 그러니 그의 정보도 그의 상상력이 만든 허구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캐릭터가 너무나 확실해서 이야기는 너무나 풍부하다. 흥미롭고 재미난 에피소드들이 계속해서 이어지기 때문에 아바나의 우리 사람 워몰드의 정보원에 대한 비밀은 스포 해도 될 것 같다. 어찌어찌 가상의 정보원을 활용하던 '우리 사람'에게 위기가 찾아온다. 영국에서 그의 활동을 도울 진짜 요원 둘을 보내준 것이다. 그들의 등장은 워몰드의 위기의 시작에 불과했다. 그저 이름만 빌려 쓴 정보원이 '우리 사람'의 반대 세력에 의해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일이 벌어진다. 워몰드의 보고서에 등장하는 정보원들이 공격받기 시작한 것이다. 영문도 모르는 체 그들은 위험에 노출된다. 아바나의 '우리 사람' 워몰드는 이 위기를 어떻게 해결할까? 해결할 수는 있을까?


허구의 상상이 현실이 되어버린다면 어떨까? 정말 흥미로운 이야기가 유머러스하게 펼쳐진다. 위트 있는 대화는 첩보 소설이라는 장르를 잊게 만들고 재미있는 상황은 코미디 영화를 떠오르게 한다. 하지만 그 속에 자리 잡은 삶에 관한 깊이 있는 '생각'은 이 소설이 가진 가장 큰 매력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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