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38세에 죽을 예정입니다만
샬럿 버터필드 지음, 공민희 옮김 / 라곰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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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곰으로부터 가제본을 제공받았습니다."


런던대학교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저널리스트 겸 소설가로 활동 중인 샬럿 버터필드의 흥미로운 제목을 가진 재미난 소설을 가제본으로 만나보았다. 소설의 원제목 《 The Second Chance 》에서 알 수 있듯이 아마도'38세에 죽을 예정이었던 저는' 두 번째 기회를 잡게 되는듯하다. 1장의 제목 '천국은 예상보다 훨씬 시끄럽다'를 보고 시작부터 웃을 수 있었다. 주인공 '저'는 어떻게 자신의 죽을 날을 정확히 알 수 있었을까? 2024년 12월 16일.


p.365. "처음 보는 사람한테도 늘 인사를 건네겠다고 약속해."


저는 38세에 죽을 예정입니다만은 주인공 넬이 자신이 쓰던 침대를 구입하러 온 톰에게 인생 '최후의 날'을 알게 된 과정을 이야기하면서 시작한다. 황당하기도 하지만 실제로 닥친다면 누구나 '그날'이 빨리 지나가기만을 바라게 될 것 같다. 점성술사의 예언을 듣고 20여 년의 세월을 '그날'을 기다리면 산다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 가족들과의 유대감을 줄이기 위해 해외로 떠돌고 결혼이나 아이는 포기한 채 삶이 아니라 죽음을 사는 날들은 어떠했을까?


p.14. "사실 전 다음 주 월요일에 죽을 거라 이제 침대가 필요 없거든요."


열아홉 넬에게 서른여덟에 죽는다는 예언은 시한부 선고와 마찬가지였다. 열아홉 넬은 어떤 선택을 했을까? 평범한 사람들이 '반드시 사야 할 물건'들조차 사지 않는, 평범하지 않은 삶을 선택한다. '그녀가 아끼는 사람들과 그녀를 아끼는 사람들이 생기면(p.71)'떠나는 삶을 살다가 이제 '그날'을 위해 영국으로 돌아온 넬. 그런데 마지막 이별을 준비하면서 더 많은 상처를 받으며 산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죽음에 대해서, 이별에 대해서 깊은 생각에 빠지게 하는 의미 있는 소설이다. 거기에 삶을, 행복을 위트와 유머로 만날 수 있게 해주는 재미있는 책이다.


넬은 인생 최후의 날을 멋진 드레스를 입고 사치스러운 호텔방에서 보내기로 선택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자신과 함께 예언을 들었던 전 남자친구 그렉을 만나게 된다. 호텔 비상계단에서. 이제 소설은 넬과 톰 그리고 그렉의 삼각관계가 의심되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넬의 마지막 날이 사라져야 하는데, 예언이 틀려야 하는데. 넬의 '그날'은 어떤 일이 벌어질까? 넬이 '잃어버린' 세월을, 사랑을 다시 찾게 도와줄 '키다리 아저씨'는 누구일까? '사랑'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넬과 폴리 자매의 대화를 엿듣는 재미와 키다리 아저씨와의 운명적인 만남을 엿보는 감동이 함께하는, 재미와 감동이 수시로 교차하는 멋진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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