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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개토태왕 담덕 10 - 태왕의 꿈, 완결
엄광용 지음 / 새움 / 2025년 2월
평점 :

"새움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2000년대 초반 기획을 시작으로 20여 년에 걸쳐 완성한 작가의 집념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역사소설《광개토태왕 담덕》의 마지막, 열 번째 이야기'태왕의 꿈'을 만나 보았다. 오랜 시간 동안 사료를 찾고, 보조 자료를 수집하고, 현지 탐방을 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서 만들어낸 고구려 이야기. 우리 역사 속 '정복 군주'하면 떠오르는 단 한 명의 군주 이야기. 재미와 의미를 모두 담고 있는 1600여 년 전의 역사 이야기. 총 10권의 분량이 부담될지도 모르겠지만 소설을 직접 만나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10권의 분량이 주는 느낌은 부담이 아니라 설렘이라는 것을.

너무나 흥미로운 북방의 역사가 광개토태왕의 말과 함께 힘차게 내달리다 이제 '결말'에 닿았다. 10권 '태왕의 꿈'은 광개토태왕의 꿈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꿈에 죽은 이들이 보이고 꿈 이야기 그 끝은 엄청난 불행으로 향한다. 광개토태왕의 죽음을 정확하게 알 수 있는 기록은 없다. 그래서 역사소설이 재미나고 흥미로운 것 같다. 역사적 상상력과 문학적 표현력으로 재미나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다양하게 창작할 수 있다. 역사소설《광개토태왕 담덕》은 역사적 상상력과 문학적 표현력의 절묘한 조화를 보여주는 멋진 이야기이다.
고구려의 내부, 광개토태왕의 이야기에 머무르지 않고 소설은 고구려 밖으로 시선을 돌린다. 북방 민족의 역사도 맛볼 수 있고, 백제와 일본 그리고 신라의 역사도 접할 수 있어서 읽는 재미와 흥미를 더해준다. 고구려의 주변 정세까지 이야기 속에 그려 넣으면서 광개토태왕의 '리더십'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전쟁 없이 우호관계를 이어갈 수 있기를 바랐던 정복 군주가 있을 수 있을까? 이 소설 속 주인공 광개토태왕은 힘차게 말을 달리지만 전쟁의 승패보다는 백성의 안위를 먼저 생각하는, 전쟁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을 먼저 생각하는 지혜로운 왕이다.

오랜 기간 준비하고 또 오랜 기간 집필한 까닭에 이야기의 구성은 탄탄하고 스토리는 차고 넘친다. 풍부한 스토리는 러브 라인을 지날 때도 있고 전쟁의 한복판에서 전략과 전술을 만날 때도 있다. 총 10권을 읽으면서 지루할 틈은 없었다. 단지 출판과 출판 사이 텀이 길어서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는 것이 힘들었다. 하지만 이제 긴 여정의 끝과 대면하게 되니 무언가 모를 아쉬움이, 기다림의 설렘이 없어진다는 서운함이 마지막 페이지에 다가갈수록 커져만 간다.
정복 군주 광개토태왕의 이야기를 통해서 오늘의 위정자들을 생각해 보게 된다. 국가보다는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국민보다는 자신들의 정당을 위해 일하는 정치 기술자들이 이 책을 통해서 광개토태왕의 리더십을 만나보길 바란다. 역사소설이 가지는 가장 큰 의미는 역사 속 이야기를 통해서 오늘을 반성하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는 점인 것 같다. 광개토태왕의 가슴 따뜻한 리더십을, 수빈의 무모할 정도의 믿음을 내일은 꼭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