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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의 역사 - 이해하고 비판하고 변화하다
니알 키시타이니 지음, 도지영 옮김 / 소소의책 / 2025년 2월
평점 :

"소소의책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경제학 하면 먼저 떠오르는 게 수식이다. 그래서일까? 경제학은 난해하고 지루하게 느껴진다. 반면에 역사는 언제나 흥미롭게 접할 수 있다. 아마도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본 역사는 많은 재미난 이야기를 만들어내기 때문일 것이다. 경제학이라는 관점으로 바라본 역사는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낼까? 런던 정치경제대학교를 비롯한 여러 대학에서 경제사와 경제 사상사를 가르쳤던 니알 키시타이니가 들려주는 경제학의 역사는 재미나고 흥미롭다. 경제학의 많은 이론들도 등장하지만 경제이론보다는 그 이론을 주장했던 경제학자들과 그 이론들이 등장하게 된 배경이 주인공인 까닭일 것이다.

《경제학의 역사》는 총 40개 챕터로 구성된 책이다. 하지만 각 챕터의 분량이 아주 짧아서 가독성이 아주 뛰어나다. 또 교과서에서 본 기억이 있는 경제이론과 경제학자들의 등장으로 쉽고 편안하게 계속해서 다음 장으로 넘어갈 수 있다. 책을 열자마자 등장하는 아주 작은 글자들로 요약된 경제학 연대표(연대표로 보는 경제학의 역사)가 겁을 주지만 무시하고 넘어가면 재미나고 흥미로운 경제사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완독 후에 다시 경제사 연대표를 보면 여유롭게 편안하게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사회가 자원을 사용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경제학이 매력적인 까닭을 경제학이 삶과 죽음의 문제를 다루는 학문이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저자의 생각은 챕터를 넘어갈수록 공감하게 된다. 그리스 철학자들의 경제 이론은 무엇이었을까? 시장 경제, 자유 무역을 주장했던 애덤 스미스와 리카도의 고전주의 경제학을 지나면 수요곡선과 공급곡선을 만나게 되고 '보호무역'에 이르게 된다. 당시 미국은 보호무역이라는 새로운 경제이론이 왜 필요했을까? 제국주의를, 전쟁을 부추긴 경제이론은 또 제국주의에 반기를 든 경제이론은 무엇이었을까?

모든 챕터의 이야기들이 흥미롭고 재미있었지만 우리 대한민국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챕터 22. 빅 푸시가 가장 흥미로웠다. 일단 빅 푸시라는 낯선 단어의 뜻을 알게 되었고, 개발도상국이라는 단어가 갖는 또 다른 의미를 접할 수 있었다. 제국주의의 피해자였던 많은 아프리카와 아시아 국가들 중에서 경제 개발을 성공한 나라가 많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제벌이라는 빅 푸시의 또 다른 모습으로 경제 발전을 이룬 현제 우리나라의 문제는 무엇일까? 노벨상이 문제가 많은 것은 알았지만 현재까지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흑인 수상자가 단 한 명이라는 점은 무엇을 의미할까? 경제학의 의미를, 경제학의 재미를 느끼게 해주는 멋진 책이다.
p.15. 정확한 관찰에 현명한 판단이 더해지면 경제학은 변화를 일으키는 힘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