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향기가 있는 길
이국현 지음 / 등(도서출판)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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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출판등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설렘을 주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아마도 낯선 곳으로의 여행 특히 문화가 다른 곳으로의 여행은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행복을 선물한다. 그래서 틈만 나면 떠나고 싶은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여행에 필요한 시간을 만들어내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서 은퇴 후 여행가의 길을 걷고 있는 이국현의 여행 이야기가 더 특별한지도 모르겠다. 미술 선생님이었던 저자의 여행기가 또 특별한 이유는 많은 그림과 스케치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국현의 여행 이야기의 가장 특별한 점은 마음을 촉촉하게 적셔주는 감성을, 사람 사는 향기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람의 향기가 있는 길》은 저자가 오랜 기간 떠나고 돌아오기를 반복하며 여행한 동남아 여행기이다. 처음 만났던《황금빛 풍경들》에서 만나지 못했던 베트남, 태국, 미얀마 여행기를 담고 있다. 이 책에서도 저자는 접하기 힘든 오지의 소수민족을 찾아 나선다. 베트남의 소수민족 흐몽족의 가정을 체험하고 미얀마의 소수민족 샨족의 결혼식 피로연을 경험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가족을 생각하고 옛 추억을 떠올린다. 무릎이 깊이 파이는 부상을 입고도 다시 길을 떠나는 까닭을 '호기심'이라고 말하는 저자는 이번 여행기에서도 많은 곳을 힘겹게 여행하며 척박한 삶을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는 소수민족을 찾는다.


p.215. 호기심에 대한 설렘과 낯선 곳에 대한 두려움이 교차하는 것이 떠날 때의 마음이다.


많은 여행지의 아름다운 모습을 글로 촘촘하게 보여주고 있지만 저자가 들려주는 아름다움을 검색해 보았다. 검색에 등장하는 관광지는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곳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삶이 힘겨울 때 치유 방법으로 길을 떠나는, 동남아 여행을 떠나는 것으로 답하는 저자가 찾는 것은 특별함이 묻어나는 곳이다. 오지, 소수민족 그리고 그들의 절박한 삶. 특히 가장으로서 가정을 자주 비우는 저자인 탓에 그곳에서 만나는 '가장'들의 모습을 특히 눈에 담는다.


보고 느끼는 가슴으로 기억하는 여행 이야기 속에서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애틋함을 수시로 보여준다. 삶을 위해 떠난 여행이 가족이라는 삶에서 멀어지는 것이 두려운 탓인지도 모르겠다. 낯섦이 친숙함으로 변하는 순간을 즐기는 여행기라고는 하지만 그 속에 담긴 가장으로서의 무게감이 진하게 느껴지는 책이다. 이 책을 들고 저자가 찾았던 곳들을 따라가보면 여행의 새로운 맛을 느낄지도 모르겠다. 물론 많은 용기가 필요할 듯하다. 아직 배낭 하나 메고 떠나는 홀로 여행을 해보지 않은 까닭에 저자의 여행가로서의 삶이 부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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