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빛 풍경들
이국현 지음 / 등(도서출판)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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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출판등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30년 미술 교사로 재직하다가 명예퇴직한 여행 작가 이국현의 여행이야기를 만나보았다. 《황금빛 풍경들》은 저자가 동남아 8개국 여행기를 담은 두 권의 책 중 한 권이다. 8개국 중 5개국(필리핀,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라오스, 싱가포르)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다른 한 권의 책《사람의 향기가 있는 길》에 3개국(베트남, 태국, 미얀마)의 이야기를 담았다. 예상대로 《황금빛 풍경들》에는 아름다운 그림들과 감성 어린 스케치가 다수 포함되어 있다. 저자의 오지 여행을 따라가는 발걸음을 가볍게 해준다.


미술 교사였던 까닭일까? 저자는 눈으로 본 풍경을 글로 그리고 있다. 홀로 떠난 배낭여행으로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만난 사람들의 모습까지도 디테일하게 그리고 있다. 글로 그린 동남아의 이국적인 풍경을 만나보는 경험을 놓치지 말기를 바란다. 대로변이 아니라 좁은 골목길을 누비며 접한 현지인들의 삶을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 아름다운 풍경이 주가 아니라 그곳에서 살고 있는 이들의 현실적인 모습이 주가 되는 여행기이다. 그것에서 아름다운 삶의 이야기를 끌어내고 있는 책이다.


p.228.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 여행자의 기본자세가 아닌가.


걸어서 때로는 오토바이를 타고 때로는 자전거를 타고 현지인들의 삶 속으로 들어가는 이방인의 모습이 여행에 대한 생각을 바꾸게 한다. 겉만 그들이 보여주기 위해 준비해 놓은 것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속을 촘촘하게 들여다보는 깊이 있는 저자의 여정이 무척이나 흥미롭다. 욕심을 버리고 마음을 비우기 위해, 삶의 만족을 찾기 위해 떠난 치유의 여행에서 맞닥뜨린 부모님의, 가족의 모습은 어떠했을까?


아내와 어린 딸을 두고 홀로 떠난 배낭여행 탓일까? 저자의 글에는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미안함이 깊게 드리워져있다. 그래서일까? 저자의 시선은 자주 '가장'에 머문다. 가족의 생계를 위해 무척이나 고단해 보이는 삶을 살고 있는 현지의 가장들의 뒷모습을 향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이야기는 여행담을 지나 삶의 모습으로 이어진다. 자신이 걸어온 삶에 대한 후회와 남은 삶에 대한 불안함이 배어난다. 삶에 지쳐갈 때쯤 저자는 다시 여행을 떠날 것이라고 말한다. 저자의 새로운 여행에도 함께 하고 싶다. 감성적인 느낌과 이국적인 풍경 속에서 끌어내는 현실적인 삶의 모습을 다시 한번 함께하고 싶다.


p.330. 그러니 관성이 나를 지배하는 시간이 다시 이어지게 될 때 난 다시 여행을 시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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