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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문학 기행 - 방민호 교수와 함께 걷는 문학 도시 서울, 개정증보판
방민호 지음 / 북다 / 2024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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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우리의 삶이 무엇인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글로써, 시와 소설로써, 애틋하게 밝혀 준 작가들이 들려주는 서울이야기를 만나보았다. 《서울 문학 기행》은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방민호 교수의 안내로 서울 시내에 남아있는 작가들의 삶의 흔적들을 돌아볼 수 있는 특별한 책이다. 그런데 이 책 《서울 문학 기행》이 담은 특별함은 서울 시내에 산재해있는 작가들의 발자취에만 국한되어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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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들의 삶을 들려주면서 그들의 작품들이 품은 특별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문학 전공 안내자부터 특별하다. 이번 서울 문학 기행을 함께한 12명의 작가들(이상, 윤동주, 현진건, 박태원, 박인환, 김수영, 이광수, 나도향, 임화, 손창섭, 이호철, 박완서)이 그들의 작품들을 속에서 들려주었던 깊은 사유를 문학 전문가의 시선을 통해서 돌아본다. 사유의 골목길을 골목골목 샅샅이 뒤지고 다니는 것이다. 작가들이 작품 속에 숨겨두었던 생각들을 저자의 해박한 문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촘촘하게 풀어내고 있다. 여기에 이 책이 가진 가장 큰 특별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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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문학 기행의 시작은 이상의 『날개』이다. '말같이 생긴 외로운 사내'라는 표현으로 흥미롭게 시작한 1장 날자 한 번만 더 날자꾸나 에서 저자는 이상을 모더니즘 하면 떠오르는 작가가 아닌 민족정신이 투철했던, 두루마기를 즐겨 입었던 작가로 재조명하고 있다. 깊은 문학적인 사유 없이, 그저 이상의 대표작으로만 가볍게 읽었던 작품 『날개』를 새롭게 들여다보게 한다. 처음 접하는 알레고리를 통해서 본 날개는 완전히 다른 작품처럼 다가섰다. 또 마지막 장면의 문맥을 찬찬히 짚어보며 들려준 이야기는 날개의 결말을 다르게 느끼게 하고 있다. 날개라는 작품을 다시 한번 만나봐야겠다는 생각에 빠져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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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특별한 해석이 서울 문학 기행 속 작품들을 새롭게 느끼게 하고 있다. 친일 행적이 문제가 된 작가들의 가치를 그들이 창조해낸 문학적 가치만으로 인정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품게 하는 작가들의 삶도 담고 있지만 《서울 문학 기행》이 가진 특별함이 그 의구심보다는 컸던 것 같다. 친숙한 작가들의 알지 못했던 모습이 특별했고 낯선 작가들과의 만남은 더욱더 특별했다. 옛 서울을 아름다운 문학 작품들과 함께 돌아보면서 오늘의 서울을, 작가들의 삶을 다시금 떠올리게 했던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