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
온다 리쿠 지음, 이지수 옮김 / 클레이하우스 / 2025년 2월
평점 :
예약주문


"클레이하우스로부터 가제본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온다 리쿠는 발표하는 작품마다 일본의 문학상을 다수 수상한 매력적인 작가이다. 서점대상을 최초로 2번 받았고, 같은 작품 『꿀벌과 천둥』으로 서점대상과 나오키상을 둘 다 수상한 최초의 작가이기도 하다. 그런 엄청난 능력을 소유한 작가가 이번에는 발레를 모티브로 한 작품《스프링》을 발표했다. 『벌꿀과 천둥』을 접한 이후 작가의 다양한 작품들을 만났고 최근에는 『둔색환시행鈍色幻視行을 읽었다. 여전히 다양한 장르에서 번뜩이는 글솜씨를 보여주는 작가이기에 이번 작품도 설렘 속에 만나보았다.


예술, 추리 등 다양한 장르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도 대단하지만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도 다양해서 만날 때마다 새로운 매력에 빠지게 한다. 이번에 만나게 된 작품 《스프링》의 전개 방식도 흥미롭다. 네 명의 화자가 한 사람에 대해 들려주고 있다. 천재적인 발레리노에서 안무가로 활동 중인 주인공의 특별함을 각자의 입장에서 촘촘하게 들려준다. 소설은 500여 페이지 분량의 책들도 벽돌책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하지만 이 책은 벽돌책처럼 느껴진다. 발레에 대한, 발레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촘촘하게 그리고 있는 까닭인지도 모르겠다.


세 명의 화자 그리고 본인이 들려주는 이야기의 주인공은 요로즈萬 하루春이다. 소설은 만춘으로 시작해서 만개의 봄으로 끝난다. 여덟 살 소년의 멋진 턴을 본 쓰카사 선생님에 의해 발레를 배우게 된 하루는 무언가 모를 특별함을 가진 소년이었다. 그리고 그 특별함은 멋진 발레 작품을 만들어냈고 그 과정들을 가장 친한 또 다른 뛰어난 발레리노와 작곡가 친구 둘이 각자의 관점으로 들려준다. 또 한 명의 화자는 어렸을 때부터 다른 사람과의 대화에서는 하루를 '그'라고 불렀던 하루의 외삼촌이다. 왜 그렇게 불렀을까? 어린아이답지 않은 무언가 특별함을 느낀 것일까?


독일로 발레 유학을 떠나기 전 자신에게 발레를 처음 알려주었던 쓰카사 선생님을 '나의, 선생님'(p.226)이라 말하던 장면이 감동적인 까닭은 무엇일까? 작품 속 선생님처럼 눈가에 눈물이 고인 까닭은 무엇일까?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스릴도 고개를 갸웃하게 만드는 미스터리도 머리를 띵하게 만드는 반전도 없다. 그런데 흥미롭고 재미나다. 역시 온다 리쿠의 마력은 대단하다. 온다 리쿠의 예술에 대한 열정을 또다시 만나볼 수 있는 매력적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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