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가는 것들 달달북다 6
김지연 지음 / 북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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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달달북다'는 사랑의 다양한 모습을 12명의 작가가 각기 다른 사랑 이야기를 들려주는 흥미로운 단편소설이다. 김지연 작가의《지나가는 것들》로맨스romance × 퀴어queer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이다. 단편소설은 짧은 글 속에 작가의 깊은 생각을 담아내고 있어서 장편소설보다 난해한 작품들이 많다. 어떨 때는 읽고 있던 도중에 길을 잃기도 한다. 하지만 '달달북다'의 사랑 이야기들은 편안하게 읽을 수 있다. 아마도 책 뒤편에 자리한 '작업 일기'때문인듯하다. 작가가 들려주는 창작 과정을 만나본다는 건 소설을 만나는 것과는 또 다른 즐거움이다.


p.73. 어차피 이 모든 시간은 지나가버릴 것이고 다가올 일들을 미리 당겨 걱정할 필요는 없다. 지나가기 전에는, 지금은 함께 있고 싶었다.


《지나가는 것들》은 작은 지방 소도시에서 '이상형'을 찾던 미수가 자신의 이상형과는 거리가 있는 '사마귀'처럼 생긴 영경을 좋아하게 된 짧은 이야기이다. 사랑의 마음, 사랑의 모습은 다른 듯 비슷하다. 종교에 따라, 지역에 따라 그 표현하는 방식이나 겉모습이 다를 뿐 속마음은 같은 듯하다. 처음에는 상대의 마음을 저울질하고 사랑이 깊어지면 질투에 눈이 멀기도 한다. 사랑의 모습은 이성애건 동성애건 차이가 없다.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데 차이가 난다는 게 더 이상한 것일까?


p.43. 이럴 거면 이렇게 살 거면 내가 아닌 채로 살 거면 왜 살지?


동성애자인 미수를 통해서 그들의 사랑을 엿본다. 다양한 매체를 통해서 이성애는 자주 접할 수 있지만 동성애는 접할 기회가 드물어서 미수가 느끼는 배신감이나 질투, 설렘이 흥미롭다. 미수가 느끼는 감정들은 이성애자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역시 사랑은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지만 누군가를 위하는 마음은 하나인 것 같다. '다름'은 이해의 대상이 아니다. 이제 다름은 자연스러운 것이 되어가고 있다. 그런 다름이 만들어낸 세상에 갇힌 미수에게 '이상형'보다는 진정한 사랑을 찾아보라 권하고 싶다. 보다 풀이 넓은 이성 간의 사랑에서도 이상형을 만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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