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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호 식당 5 : 안녕 기차역 ㅣ 특서 청소년문학 41
박현숙 지음 / 특별한서재 / 2024년 11월
평점 :

『수상한』시리즈로 처음 만났던 박현숙 작가의 또 다른 시리즈『구미호 식당』의 다섯 번째 작품《안녕, 기차역》을 만나보았다. 사람의 시간 천 일을 모아 불사조가 되고 싶은 구미호 달호는 이번에도 열심히 이벤트를 준비한다. 이번 이벤트는 꽤 의미 있는 기획 같았다. 하루를 달호에게 주면 가장 후회스러웠던 순간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순간의 선택을 바꿀 수 있고 아픈 기억들을 지울 수 있는 기회가 올지도 모른다. 친구의 죽음을, 아들의 실종을 그리고 반려견의 죽음을 막고 싶은 세 명의 지원자가 안녕 기차역을 찾는다.
p.8. - 나, 돈 없어요.
- 보이스피싱 아니라니까요.
하루에도 수십 번씩 미리의 휴대폰에 보내던 문자에 답이 오고 시연이는 달호와 거래를 하게 된다. 시연이가 바꾸고 싶은 순간이 언제인지 어렴풋하게 짐작할 수 있게 하는 시연의 학교생활이 전개된다. 하지만 처음에는 '미리'를 위해 결정을 바꿀만한 '순간'은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시연이 바꾸고 싶다는 '선택'을 알게 되고 너무나 마음이 아팠다. 자신의 선택을 바꾸기 위해 기차역을 찾고 그곳에서 두 명의 동승자를 만나게 된다.

시연의 단 한 명뿐인 친구 미리. 아니 서로에게 단 한 명뿐인 친구가 되어준 아이들은 어떤 일을 겪게 되는 걸까? 시연과 미리 그리고 같은 반 친구들이 보여주는 아이들만의 세상이, 생각이 너무나 안쓰러웠다. 그리고 결국 아이들의 상처는 어른들이 만들었다는 점이 더욱더 안쓰러웠다. 그런데 3명의 지원자는 마지막 순간 다시 한번 선택의 기로에 선다. 달호를 사기꾼이라 말하는 구미호 증호의 등장으로 시연은 혼란에 빠진다. 시연은 달호와 증호 중 누구의 말을 선택하게 될까? 선택을 바꾸러 가는 기차 여행에서 다시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는 게 너무나 아이러니하다.
p.244." … 대복이가 그러더라. 순간마다의 선택이 최선이었던 거 안다고, 그러니 미안해하지 말라고. 모든 게 다 고마웠다고."
누군가에게나 바꾸고 싶은 순간이 있을 것이다. 순간의 선택으로 마음의 짐을 지고 살아가는 이들에게 선택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 주는 의미 있는 작품이다.
"특별한서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