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처럼 비지처럼 달달북다 5
이선진 지음 / 북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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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한국문학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작가 12인의 신작 로맨스 단편소설과 작업 일기를 키워드별(로맨스×칙릿, 로맨스×퀴어, 로맨스×하이틴, 로맨스×비일상)로 나누어 매달 1권씩, 총 12권의 특별한 사랑 이야기를 선보이는 '달달북다'시리즈를 통해서 이선진 작가의 《빛처럼 비지처럼》을 만나보았다.


p.15. 물론 밤낮이 바뀌고 여름이 겨울이 되듯 사람도 변하기 마련이었다. 일교차만큼 인교차가 심했다.


이번 사랑 이야기는 로맨스×퀴어 키워드의 두 번째 소설이다. 함축적인 의미들을 내포하고 있어서 언제 만나도 힘겨운 단편소설을 낯선 '퀴어'와 함께 접한다는 부담감을 가지고 이야기를 만났다. 하지만 '달달북다'시리즈의 단편들은 마지막에 작가가 들려주는 '작업 일기'가 있어서 조금은 편안하게 만날 수 있다. 이 시리즈만이 가진 장점인듯하다. 조금은 힘겨운 작품 해설을 작가가 들려주는 창작 과정을 통해서 도와주고 있다.


p.49 …나는 소리 소문 없이 마음을 닫고 싶었다. 마음을 닫으면 마음이 굳고 마음이 새어 나갈까 봐 어디론가 모조리 흘러가버릴까 봐 마음 쓰지 않아도 되니까.


《빛처럼 비지처럼》은 제목부터 난해하다. 빛과 비지가 어떤 접점을 가지고 있는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다. 하지만 함축적인 흐름보다는 차분하게 천천히 들려주는 이야기는 여느 단편소설과는 다르게 편안하게 접할 수 있었다.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서 주인공 옹모란과 함께 자전거를 탈 수 있는 편안함은 옹모란과 오빠 옹순모의 특별한 사랑 이야기로 속도를 내지 못한다. 하지만 작가는 이 이야기가 '박진감' 넘치는 이야기로 받아들여지기를 바란다.


p.56. 문제는 다른 사람들은 나를 비켜날 수 있어도, 나는 죽었다 깨나도 나 자신을 비켜날 수 없다는 거였다.


그리고 작가는 작업 일기에서 '박진감'의 또 다른 의미 "진실에 가까운 느낌"을 들려준다. 이런 의미의 박진감이라면 이 이야기는 충분히 박진감 넘치는 이야기이다. 커밍아웃을 한 오빠 옹순모가 어머니로부터 두부 싸대기를 맞는 것을 보고 자신은 '중간'을 지키고 있는 옹모란의 진실 찾기가 흥미로운 작품이다.


"북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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