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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개산 패밀리 4 ㅣ 특서 어린이문학 9
박현숙 지음, 길개 그림 / 특서주니어 / 2024년 10월
평점 :
각자의 아픈 사연을 품고 서로에 대한 배려와 나눔으로 천개산에서 함께 사는 들개 패밀리를 다시 만났다. 박현숙 작가의 시리즈 천개산 패밀리는 들개와 떠돌이 개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갈등 또 주인 없는 개들과 사람들과의 갈등을 길개 작가의 그림과 함께 재미나게 풀어내고 있다. 그런데 개들의 이야기 속에서 문뜩문뜩 우리 사는 세상을 떠올리게 되는 건 무슨 까닭일까? 이번에 만난 『천개산 패밀리』 시리즈의 네 번째 이야기 《천개산 패밀리 4. 리더의 자격》은 더욱더 우리 세상을 떠올리게 하는 이야기들을 많이 담고 있다. 이루기 힘든 거짓 공약을 내세워 떠돌이 개들의 대장이 되려고 하는 무적이를 보면서 거짓으로 물든 어느 집단의 사람들이 떠오른 탓인듯하다.
이 시리즈의 없어서는 안 될 빌런 무적이가 이번에는 정말 커다란 스케일의 사건들을 일으킨다. 자신이 대장이 되면 더 이상 굶주리지 않고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는 공약을 내세운 무적이는 인간들과의 공존이 아닌 전쟁을 선포한다. 떨어지거나 던져준 음식이 아니라 손에 든 음식을 빼앗기 시작한 것이다. 사람들을 겁주어 빼앗은 음식으로 떠돌이 개들을 배부르게 한다는 계획은 초기에는 성공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무적이와 떠돌이 개들이 적으로 돌린 상대는 자연의 역사에서 가장 잔인한 동물인 인간이다. 자신들보다 약한 존재들에게 가만히 당하고 있을 인간들이 아니다.
떠돌이 개들의 무모한 도전은 들개들에게도 엄청난 영향을 끼치게 된다. 사실 우리 인간들은 들개인지 떠돌이 개인지 분간할 수 없기에 눈에 보이는 모든 개들을 위협하고 포획하려고 한다. 그렇게 주인공 천개산 들개들에게도 위기가 닥친다. 이대로 무적이가 떠돌이 개들의 대장이 된다면 천개산 패밀리에게도 커다란 위험이 닥칠게 뻔한 상황이었다. 이제 들개들의 반대 운동이 펼쳐진다. 들개들의 반대 운동은 실효를 거둘 수 있을까? 떠돌이 개들의 대장을 꿈꾸는 무적이의 바람은 이루어질 수 있을까?
들개들을 도와주는 순수한 아이의 용기와 배려는 이 책이 가진 또 다른 매력이다. 개 장수에게 끌려갈 위기에 처한 용감이를 구해주는 약자에 대한 배려와 용기는 우리 아이들에게도 커다란 울림이 덜 것 같다. 겁에 질려 자신의 삼각김밥을 덩치 큰 아이들에게 빼앗기던 소년의 성장하는 모습을, '함께'라는 의미를 우리 아이들에게 선물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치지 말기를 바란다.
"특별한서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